靑 '삐라' 해법 안 먹히나…연일 비난 수위 높이는 北
김이현
kyh@kpinews.kr | 2020-06-13 11:58:51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신뢰 산산조각…후회스럽고 괴로울 것"
북한이 연일 대북 전단(삐라) 문제로 우리 정부를 향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가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식"이라며 강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13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도발자들을 징벌하는 무자비한 보복의 철추'라는 제목의 정세론 해설을 통해 "대규모 합동군사연습(훈련)도 엄중한 위협이었지만,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최고 존엄에 대한 중상 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의 무맥한 처사와 묵인 하에 역스러운 쓰레기들은 우리의 심장과도 같은 최고존엄, 모두의 삶의 요람인 사회주의 대가정을 헐뜯었다"며 "신성한 정신적 핵을 우롱하고 마음의 기둥을 뽑아버리려 한 이 도발적 망동은 우리에 대한 가장 악랄한 도전, 선전포고로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에서 언급한 '중상 모해 행위'와 '역스러운 쓰레기들'은 대북전단 살포를 의미한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첫 공식 입장을 발표했고, 접경지역에서 전단을 살포하는 단체 및 개인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북한은 대남 강경 기조를 이어가며, 대북전단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9일 남북 통신망을 모두 끊은 것을 두고는 "이것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헛된 미련을 품고 있는 어리석은 자들에게 안기는 준엄한 징벌의 첫 철추"라고 언급했다.
장금철 통일전선부장도 전날 밤늦게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 청와대에 대해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며 "그 무슨 '대 용단'이라도 내리는 듯이 입장 표명을 했지만 이는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지른 무거운 죗값에 비하면 반성하는 태도가 너무가 가볍다"며 "여태껏 말이 부족하고 글을 제대로 남기지 못해 북남관계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이 틀린 것이 없다"며 "판문점 선언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법 같은 것은 열 번, 스무 번도 더 만들고 남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이번 사태를 통해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며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 걸음도 내 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 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며 이 같은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갈 것을 암시했다.
남북 경색 국면은 지난 4일 대북전단을 문제 삼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급격하게 전개되고 있다. 통일부가 당시 약 4시간30분 만에 '삐라 살포를 막을 법안'을 검토 중이란 입장을 내놓았지만, 북한은 5일 한밤 중 통일전선부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개성 남북 연락사무소부터 철폐하겠다"는 입장을 곧바로 내놓았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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