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發 기본소득 논쟁 …여권에서 불 붙었다

장기현

jkh@kpinews.kr | 2020-06-09 17:33:45

이재명·이낙연 '기본소득' vs 박원순·김부겸 '고용보험'
與 내부서도 엇갈려…복지체계 개편 두고 논쟁 본격화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본소득을 공론화한 것을 시작으로 여권 잠룡들이 경쟁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위원장에게 이슈를 빼앗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정책적 차별화를 구사하며 각기 다른 방법론을 내세우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19시대, 한국형 원격교육 중장기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소득 도입을, 김부겸 전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용보험 확대를 강조한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재원조달 방식과 복지체계 개편 등을 두고 백가쟁명식 토론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소득 두고 이재명 "경제정책"·이낙연 "취지 이해"

기본소득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기본소득에 대해 "복지차원이 아니라 경제정책 그 자체"라며 "불쌍한 국민을 돕기 위해서 돈을 나눠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수요공급의 균형이 무너진 문제를 보완하는 경제정책으로 계속돼야 하는 것"이라며 "가능한 범위에서 증세나 복지대책 없이 조금씩 하다가 증세해 가면서 조금씩 늘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의원은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한다. 이에 관한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며 기본소득 논쟁에 가세했다. 이 의원은 원론적 입장을 내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지만, 기본소득 도입에 긍정적인 취지로 해석됐다.

이 의원은 "다만 기본소득제의 개념은 무엇인지, 우리가 추진해온 복지체제를 대체하자는 것인지 보완하자는 것인지, 재원 확보 방안과 지속가능한 실천 방안은 무엇인지 등의 논의와 점검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박원순·김부겸 "전국민 고용보험 먼저" 한목소리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전 의원은 기본소득제보다는 전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시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국민 고용보험이야말로 보호막 없이 비를 맞고 있는 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이라며 기본소득 우선 도입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서울특별시청 시장실에서 열린 '2020 서울홍보대사 위촉식'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박 시장은 또 "모든 국민에게 의미 있게 돈을 지급한다고 하는 것은 현재 재정 상황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라며 "(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정해야 한다. 가장 깊은 타격을 입는 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정의"라고 강조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역시 "지금 우선돼야 할 것은 '전국민 고용보험'을 비롯한 사회안전망 강화다. 복지(사회안전망) 없는 기본소득은 본말의 전도"라며 "당장 닥친 코로나19 위기에서 기본소득 지급은 대증 요법은 될 수 있지만, '코로나 이후'라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기본소득 도입을 시도한 핀란드와 스위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두 나라는 모두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진 국가다. 고용보험 가입률도 90%가 넘었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는 가입률이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재난지원금 이후 백가쟁명 치열…경제발전 방향으로"

기본소득을 당론으로 내걸고 있는 소수 정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기본소득제는 만만한 제도가 아닌 만큼 정교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정치권이 기본소득제를 이슈로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설계도를 구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본소득을 과거 소득 불평등 해소라는 '복지 정책'의 관점으로만 보면 안 된다. 계속 진화하고 있는 개념"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일자리 문제도 같이 고려한 '경제 정책'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또 "긴급재난지원금 도입 이후 국민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백가쟁명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우리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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