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기본소득 간다"…용혜인 "유사품 내놓아 난감"
남궁소정
ngsj@kpinews.kr | 2020-06-04 13:22:05
김종인 "전세계 공황사태…미래 대비해 미리 연구해야"
기본소득당 용혜인 "공론의 장 형성 고무적…논의해야"
아무런 조건 없이 전 국민에게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주는 '기본소득제'가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까지 4일 "기본소득 문제를 집중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다만, 기존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기본소득'의 개념과는 다를 가능성이 크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사품에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붙는 것은 난감하다"고 밝혔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열어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에 없던 비상한 각오로 정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이래야 국민의 안정과 사회공동체를 방어할 수 있을 것"이고 강조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을 당장 하자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래를 대비해 미리 연구하자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기본소득 도입에 앞서 재원 마련 방안을 우선 논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초선의원 공부모임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원의 확보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다고 해도 (기본소득제) 실행이 쉽지 않다"며 "기본소득이라는 이야기는 간단한 게 아니다. 아무렇게나 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당도 기본소득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형 기본소득(K-기본소득) 도입 방안을 집중 검토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안 대표는 전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식의 소득 지급 방안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사회 불평등이 존재할 때 정부의 가용 복지 자원이 어려운 계층에게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롤스의 정의론에 입각해 K-기본소득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소위 말하는 'n분의 1'식의 전 국민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식의 기본소득 도입은 국가 재정 여력을 훼손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을 줄여나가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저소득·노인 계층에게 복지 수요와 경제 상황에 따라 선별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청년층에게는 복지 욕구별로 차등 지급하되, 조금이라도 일을 할 경우에는 국가가 제공하는 소득 외에도 일을 해서 버는 추가소득을 인정하고, 저소득 근로계층에게는 획기적인 근로장려세제(EITC) 확대를 통해 근로한 만큼 소득을 더 많이 가져가게 하겠다"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날 "통합당과 국민의당의 기본소득 모델은 제대로 제시된 바 없어 아직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어렵다"면서도 "언론 보도를 보면 취약계층부터 선별적으로 지급하겠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기본소득이라고 부를 수 없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용 의원은 "자매품으로서 '범주형 기본소득'은 논의할 수 있는데, 유사품에 기본소득이라는 말이 붙는 것은 난감하다"며 "선별적 사회수당과 정책들을 'K-기본소득'이라고 말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범주형 기본소득제'은 기본소득의 여러 개념 중 하나로 '모든 사람에게 준다'는 보편성에 어긋나도 특정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심사 없이 지급하는 제도다. '아동수당'이 대표적이다.
용 의원은 "다만 다양한 정당에서 기본소득이 긍정적으로 검토되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기본소득 방향에 대해 동의한다면 어떻게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인지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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