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악연' 김종인, 이해찬 만나 "4년 전엔 내 자리였는데"

장기현

jkh@kpinews.kr | 2020-06-03 17:01:26

김종인 "정상적인 개원 부탁" vs 이해찬 "기본적인 법 지켜야"
김종인, 13대 총선서 이해찬에 패배…이후 지역구 출마 안해
이해찬, 20대 총선서 김종인에 '컷오프'…무소속 당선 후 복당

"4년 전에는 내가 이 자리에 앉아있었는데…"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취임 인사차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해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6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20대 총선을 이끌었고,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의 컷오프(공천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 미래통합당 김종인(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시스]

김 위원장과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 21대 국회 원구성,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과 관련해 뼈 있는 말들을 주고받으며 현안 전반을 짚었다.

김 위원장은 "7선으로 의회 관록이 가장 많으신 분이니까 과거의 경험을 보고 빨리 정상적인 개원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며 민주당의 단독개원 강행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이 대표는 "5일에 (개원을) 하도록 돼있다"면서 "기본적인 법은 지키면서 협의할 것은 협의하고 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3차 추경과 관련해 "정부 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며 "정부의 노력에 적극 협력할 테니 그런 식으로 (정상적으로) 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5분가량 진행된 비공개 대화에서 이 대표는 "3차 추경의 규모도 중요하지만 속도도 중요하다"며 조속한 처리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이에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민주당 송갑석 대변인이 전했다.

두 사람은 1988년 13대 총선을 시작으로 32년간 질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두 번의 전국구(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 위원장은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지만, 평화민주당 후보로 나온 이 대표에 5000여 표(4%p) 차이로 패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비대위 대표를 맡아, 이 대표를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에 반발한 이 대표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당선된 후 복당했고,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직을 던지고 탈당해 야인으로 돌아갔다.

두 사람은 4·15 총선에서 통합당이 김 위원장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각 당의 선거를 총지휘하는 역할로 다시 맞붙었다. 대결은 민주당 177석, 통합당 103석이라는 의석 차이로 끝났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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