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성추행 총선 전 폭로됐다면 민주 10석은 날아갔다"
이원영
lwy@kpinews.kr | 2020-04-24 06:45:10
민주 "경합지 우수수 떨어졌을 수도" 안도
여직원 성추행으로 전격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피해자 측과 사퇴 시기를 4.15총선 이후로 잡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래통합당은 '명백한 정치적 계산'이라며 격앙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형악재가 뒤늦게 알려져 그나마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사건은 이달 초인 지난 7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즉각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찾았고, 상담소 측은 부산시 정무라인을 통해 사실확인을 거쳐 오 전 시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시장실 측에서 즉각적인 조치가 없자 상담소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할 것이라 전했다. 이에 시장실 측에서 부랴부랴 4월 30일 전에 사퇴를 약속하고 상호 공증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도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총선 후 사퇴' 약속을 받아들였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통합당 측에선 총선을 의식해 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가 사퇴 시점을 조율했을 것이라고 강하게 의심하면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지난 23일 "총선 이후 사퇴하겠다는 것이 개인의 결정인지, 윗선 누군가와 모의했는지를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퇴 문제는 당과 상의해서 이뤄진 일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와중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서실 직원 성폭행 사건도 터져 나왔다. 총선 전날인 지난 14일 비서실 남성 직원이 회식 후 여성 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이처럼 '민주당표 성추행'이라는 대형 악재가 총선 전에 알려졌다면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한 정치 평론가는 "만약에 오거돈 사태와 박원순 비서실 사건이 선거 전이나 당일 폭로되었다면 민주당에 대한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부산 지역은 아마 전멸하고, 많은 경합지역에서 당락이 바뀌어 최소한 10석은 날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전에 민심 역전을 위해 '한방'을 찾고 있던 통합당으로선 대형 호재를 놓쳤다는 분위기다. 통합당 측 A 씨는 "(오거돈 성추행은) 총선 1주일 앞두고 발생한 사건이라 바로 알져졌다면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했을 사안이라 우리 당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사퇴 시기를 조율한 것이 법 위반에 해당되는 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측 B 씨는 "오거돈 사건이 선거를 앞두고 불거졌다면 아마 야당과 보수언론들의 집중포화가 이어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방어할 수도 없이 일방적으로 며칠 간 두들겨 맞다가 선거를 치렀을 것인데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안도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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