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미래 없는 미래통합당〉 책자까지 발간해 비방

김당

dangk@kpinews.kr | 2020-04-18 19:17:19

평양출판사, 통합당 출범후 3월 25일 80쪽 분량으로 발간
북한 "'미래통합당'의 앞날이 없음을 만천하에 고발코자" 발간

"미래통합당은 아무리 '미래'를 당명에 넣었어도 사실상 '도로 새누리당'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보수 혁신이나 미래 비전 없이 표만 달라는 얄팍한 셈법은 결국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 평양출판사에서 발간한 '미래없는 미래통합당' 전자책 표지 [조선의오늘 캡처]


지난 2월 17일 총선을 불과 58일 앞두고 급하게 간판을 바꿔 단 '미래통합당'이 출범한 다음날 〈한겨레〉 신문이 "'미래 비전' 없는 미래통합당, '도로 새누리당' 아닌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 지적이다. 이 사설이 경고한 대로 '보수 혁신'과 '미래 비전' 없는 '묻지 마 통합'의 당은 제21대 총선에서 국민으로부터 싸늘한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진단과 경고는 국내 언론에서만 나온 게 아니었다. 북한에서도 〈미래 없는 미래통합당〉이란 책자까지 발간해 비방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었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조선의오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결과, 북한의 평양출판사는 3월 25일 80쪽 분량의 〈미래 없는 미래통합당〉 책자를 발간해 전자책 형태로도 서비스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평양출판사의 김철민∙오보람, 두 사람의 명의로 집필한 이 책자의 발간사에는 미래한국당에 대한 인식이 이런 식으로 드러나 있다.

"최근 시기 '자한당' 패거리들은 그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한지붕 아래 있다가 뛰쳐나간 '새로운 보수당' 등 보수떨거지들을 그러모아 '미래통합당'이라는 간판을 새로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해 보겠다고 미꾸라지의 가련한 용꿈까지 꾸고 있다. 그 너절한 정치적 야욕 실현을 위해 민심의 요구가 반영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악용해 국회의원 자리를 하나라도 더 긁어 모으려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사이비정당을 날조해내는 짓도 서슴지 않은 것이 바로 '자한당'이다."

특히 평양출판사 편집부는 "'미래통합당'이라는 집단에 앞날이 없음을 만천하에 고발하고자 그 전신인 온갖 재앙의 본산 '자한당'의 추악한 정체를 폭로하는 도서를 내놓는다"고 출간 의도를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북한 통전부의 전위 매체들이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과 새누리당에 날선 비판을 하면서 선거에 개입해온 것은 다반사이지만 책자까지 발간해 비방선동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책자는 △오물더미 위에 돋아난 '독버섯' △사대매국에 명줄을 건 특등매국노패당 △동족대결무리, 평화와 통일의 암적 존재 △민주와 정의의 악랄한 교살광 △끝 모르는 권력야욕, 재집권의 개꿈 △부정부패, 패륜패덕의 대명사 △피할 수 없는 숙명, 파멸은 '자한당'의 운명 등 7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흥미로운 점은 결론 부분에서 남측의 올해 신년 여론조사를 인용해 "오는 4월 남조선(남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절대 찍고싶지 않은 정당' 1위에 오른 정당이 다름아닌 '자한당'이라는 것"이라며 "망해버린 '자한당'이 보수떨거지들을 다시 긁어 모아 '미래통합당'으로 간판이나 바꾼다고 하여 역사의 무덤 속에 다시 처박히는 비참한 말로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에게도 명백하다"고 진단한 대목이다.

특히 이 책자는 결론 부분에서 미래통합당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저주와 악담을 퍼부었다.

▲ 평양출판사에서 발간한 '미래없는 미래통합당'의 판권 페이지 [조선의오늘 캡처]


"'자한당'은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자기의 죄과로 하여 민심을 잃었으며 그 무슨 통합을 해서 당의 명칭을 바꾸어 달았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것을 잃고 역사무대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민심은 천심이며 민심을 거스르면 천벌을 받기 마련이다…'자한당'이 걸어간 파멸의 길을 태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미래통합당이 기를 쓰고 따라가고 있다. '미래통합당'의 미래는 없다."

통합당은 총선 전에 113석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박근혜 탄핵'으로 분열했던 보수 진영을 아우른 보수통합당으로 문패를 바꿔달았다. 하지만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103석(지역구 84석+위성정당 비례대표 17석)으로 10석이 줄어들었다.

'조선의오늘'은 북한의 다른 선전매체들과 마찬가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의해 불법유해사이트로 접속이 차단돼 있는 만큼 선거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총선 결과만 놓고 보면, 북한의 저주와 악담이 일정 부분 적중(?) 셈이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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