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동구, 민중당 유일의원 사라지나?

김잠출

kjc@kpinews.kr | 2020-04-14 12:45:28

김종훈 후보, 단일화 무산으로 '108배 읍소'

이른바 경남 창원과 함께 '노동벨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울산 동구와 북구 선거에서 4년 전의 '민주진보 후보단일화'가 무산되면서 민중당 유일 국회의원인 김종훈 후보가 막판 위기에 처했다.

▲민주진보 단일화가 무산되고 열린민주당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까지 당한 민중당 김종훈 울산동구 후보가 13일부터 108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잠출 기자]


김 후보는 정의당과는 일찌감치 단일화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노동당 후보가 끝까지 경쟁 중인 데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다. 투표 하루 전까지 '스파이 발언' 논란과 고소전으로 이어지며 서로 적대 관계를 형성 중이다.

이 틈에 미래통합당 권명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할 것이란 진보진영 자체 분석이 나돌기도 한다.

김종훈, 108배하며 "더 일 할 수 있게 해달라"

김종훈 후보는 13일부터 108배로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 "한번 더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읍소를 하면서 "국정농단 세력에게 다시 동구를 맡길 수 없다. '민주진보진영'의 승리가 순탄치 않은 기류를 보이고 있다"는 호소를 하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민중당 김종훈 후보는 윤종오 의원의 낙마 이후 20대 국회에서 유일한 민중당 의원으로 초반까지만 해도 단일화 효과로 무난한 당선이 점쳐지던 형세였다.

하지만 하창민 노동당 후보와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완주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에 고소고발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4년 전 압도적 표차로 보수정당을 심판했던 울산 동구에서 통합당 후보가 어부지리 승리를 할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고 김 후보는 13일부터 아산로를 시작으로 108배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열린민주당의 김종훈 후보 고발

열린민주당 울산시당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울산후보 지지를 선언한 지 하루만인 10일, 김종훈 후보를 허위사실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발했다.

박창홍 시당위원장은 지난 8일의 후보자 TV토론회를 거론하며 "김태선 민주당 후보는 '자율운항선박실증센터는 총 1603억 원의 산업통상자원부와 해양수산부의 공동사업인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에 포함된 일부 사업일 뿐이며 예산은 188.6억 원'이라고 반박했고, 김종훈 후보는 '1603억 원이 맞다'고 주장했다"라고 고발 배경을 설명했다.

열린민주당 측은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의 전체 예산이 1603억 원이고,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는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에 포함돼 있는 사업으로 188억 원의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센터 예산이 편성돼 있음을 확인했는데 김종훈 후보가 허위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김종훈 후보는 "지난해 예비타당성평가를 통과한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은 자율운항선박 실증센터를 통해 연구결과가 집적돼 활용되므로 자율운항선박 실증센터 관련 예산이 1603.2억 원이라는 사실은 문제가 없다"면서 "울산시는 이런 사실을 오늘 다시 확인해줬으며 담당자는 직접 증언도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울산 진보, 단일화 없이는 승리 장담 못 해 의원 사라질 판

촛불정국과 2018년 지방선거 전까지 울산 민주당은 진보진영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늘 양보를 하면서 단일화를 이뤄 보수세력에 맞서 왔을 뿐 기초의회와 시의회,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단 한 명의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만큼 울산 정치권은 보수와 진보가 양분한 분위기였지만 민주당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가장 최근의 성공적인 단일화는 2016년 제20대 총선 때 이뤄졌다. 이 때 진보정치 일번지라는 울산 북구와 동구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줄기찬 단일화 요구로 북구의 민주당 이상헌 후보(현 민주당 울산 북구 국회의원)가 민중당 윤종오 후보(당선 후 선거법 위반 낙마)에게, 동구는 민주당 이수영 후보가 민중당 김종훈 후보(현 민중당 동구 국회의원)에게 양보하면서 단일화를 성사시켰고 결국 민중당 두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자격으로 울산을 찾아 자당의 두 후보를 격려했다. 문 전 대표는 당시 "새누리당의 민주주의 후퇴에 대해 국민들이 무섭게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이를 위해서는 야권후보 단일화로 새누리당과 야권의 일대일 구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민주진보단일화를 이뤄 당선된 민중당 북구 윤종오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하차하자 앞서 단일후보를 양보한 민주당 이상헌 후보가 재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단일화의 효과는 이어졌다.

하지만 이후 전개된 촛불정국으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지방의회와 단체장까지 울산 전역을 석권하면서 상대적으로 세력이 약화된 쪽은 진보진영이었다. 민주진보 단일화를 거론해도 이젠 민주당이 외면하는 분위기가 됐다.

이번 총선에선 미래통합당 6석 석권으로 '보수세력 완전 부활'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등에선 북구와 동구의 민주진보 단일화에 대한 절박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외면당했고 투표일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KPI뉴스 / 김잠출 객원 기자 kjc@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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