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전부 전위 매체들 노골적 선거개입

김당

dangk@kpinews.kr | 2020-03-26 17:55:19

통전부 전위 매체들, 통합당에 '보수적폐' 비난하고 정부여당 편들어
北매체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하던데"…여당에 애정어린(?) 조언도
메아리·우민끼·구국전선, 동영상 유튜브·트위터로 올려 대남 선전선동

제21대 총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의 대남 선거개입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북한의 비난은 관영매체와 대남 선전·선동매체들이 '보수역적패당'이라고 지칭하는 미래통합당과 황교안 대표에 집중되고 있다.

 

▲ 북한의 대남 선전선동매체 '우리민족끼리'의 3월 21일자 시사만평


북한은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구국전선' '우리민족끼리' '메아리' 같은 대남 선전·선동 매체를 통해 날마다 보수야당을 비난하며 정부여당을 편드는 기사와 동영상을 올리는 등으로 노골적인 대남 선거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 사이트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차단한 불법·유해 사이트로 한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접속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다른 불법·유해 사이트 이용자들처럼 우회접속으로는 가능하고, 일반 인터넷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나 트위터로는 국내에서도 '우리민족끼리TV'나 '메아리'가 띄우는 동영상을 볼 수 있다.

 

北 매체 "'범죄자'를 대표자리에 앉힌 황교안"

 

'메아리'는 26일 "미래통합당의 황교안 대표가 또 분격하여 열을 올리더라"면서 "미래통합당은 물론 미래한국당의 공천까지 온통 자기 개인의 정적 제거와 친황세력 구축을 위한 사천으로 만들어 놓고서도 오히려 남을 폄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 '범죄 혐의자'를 대표자리에 앉혔다며 황교안 대표를 비난한 '메아리' 25일자 [메아리 캡처]


'메아리'는 25일에도 "얼마 전 미래통합당 대표 황교안은 자진사퇴한 전 미래한국당 대표 한선교의 후임으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원유철을 미래한국당 대표로 올려 앉혔다고 한다"면서 "남조선의 미래한국당 내부에서 범죄자를 대표자리에 앉힌 황교안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죄자'는 원유철 의원을 가리킨다. 황교안 대표가 부정부패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원유철 의원을 당대표로 앉혀 미래한국당 내부에서 비판이 거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도 지난 21일 인터넷 홈페이지 '려명'에서 "통합만 하면 얼음판에 박 밀 듯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될 것처럼 놀던 '미래통합당' 것들이 '공천' 후보추천을 놓고 격렬한 싸움에 돌입하였다"면서 '시정잡배들의 이전투구'라고 비판했다.

 

태영호 전 영국공사에 "인간 쓰레기" 원색 비난

 

북한 매체들은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에 해당하는 미래한국당을 직접 비난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비판하는 남측 시민단체의 움직임도 적극 보도하면서 정부여당에는 '우호적인 조언'을 해 눈길을 끈다.

 

대남공작기구인 통전부의 전위(前衛) 대남 선전매체인 '구국전선'은 지난 21일 "국민주권연대, 청년당,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악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관계 파탄을 불러오는 불법단체'인 남북통일당 등록을 취소하라고 선관위에 요구했다"며 간접으로 남북통일당의 등록 취소를 선동했다.

 

남북통일당은 지난 6일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와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의 공동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북한이탈주민들이 북한인권재단의 정상 출범, 북한 인권 및 북한 민주화 운동 하는 탈북민들 지원, 탈북민·실향민의 정례 고향 방문, 남북간 여행 자유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창당한 정당이다.

▲ 미래통합당 태영호 서울 강남갑 예비후보(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북한은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선거구에 출마하는 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와 탈북 인권 활동가 지성호 나우(NAUH) 대표에 대해서도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다.

 

'메아리'는 지난 2월 26일 '대결 광신자들의 쓰레기 영입 놀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래통합당 패거리들이 총선을 앞두고 온갖 어중이떠중이들을 주어모으다 못해 우리 공화국에서 죄를 짓고 도주한 인간쓰레기들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며 당시 태영호 전 공사와 지성호씨를 영입한 통합당을 맹비난했다.

 

이 매체는 태영호 전 공사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리 공화국에서 국가자금 횡령죄, 미성년 강간죄와 같은 온갖 더러운 범죄를 다 저지르고 법의 준엄한 심판을 피해 도망친 천하의 속물, 도저히 인간 부류에 넣을 수 없는 쓰레기이다"라고 막가파식 주장을 했다.

 

'목발 탈북' 지성호에 "더러운 반역자"

 

지성호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특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월 의회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자리에 초청돼 국제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은 '꽃제비 출신의 북한 인권 활동가'이다.

 

북한 회령에서 태어나 '고난의 행군' 시절인 1990년대에 유소년 시절을 보낸 지 대표는 꽃제비가 되어 석탄을 훔쳐 팔며 가족의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러다가 15살 때 화물열차에서 석탄을 훔치다가 열차에 치여 왼팔과 다리를 절제했다.

 

그는 2006년 목발을 짚은 채 거대한 감옥 같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 라오스, 미얀마, 태국을 거치는 1만 Km가 넘는 대장정 끝에 마침내 한국에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백악관에 초청한 자리에서 '전 세계인의 희망의 상징'이라고 소개하며 그가 겪은 탈북 스토리를 소개했다.

 

그는 2010년 4월 북한의 인권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탈북민을 돕기 위해 나우(NAUH, NOW ACTION AND UNITY FOR HUMAN RIGHTS)를 설립해 지금까지 450여 명의 탈북민을 입국시켰다. 그는 2018년 6월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수여하는 '민주주의상'을 받았다.

 

▲ 탈북자 인권운동가 지성호(오른쪽) 씨와 '체육계 미투1호'로 알려진 전 테니스 선수 김은희 씨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 자유한국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대표가 청년인재로 영입한 지 대표는 미래한국당에서 비례대표 12번을 받아 당선권에 진입했다. 북한 선전·선동매체들이 지 대표에 대해 '더러운 반역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제도를 모욕하는 것이다.

 

'메아리'는 25일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하던데…' 제하의 글에서 "보수적폐는 미래통합당을 주축으로 재결집과 반개혁 공세에 혈안이 되어있는 반면에 민주개혁진영은 합심은커녕 서로의 정치적 타산만 앞세우며 분열의 길로 질주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이러고서야 어떻게 촛불 민심이 바라는 바를 실현할 수 있겠는가"라고 민주개혁진영에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 매체는 "더불어민주당은 제 이익만 우선시하면서 군소정당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정의당 등 일정하게 세력권이 있는 군소정당들은 '대의'로 포장한 당리당략을 내흔들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걸으려 하여 사실상 개혁진영을 분산시키고 있다"면서 "촛불민심의 요구는 아주 명확하다. 사회진보에 역주행 하려는 보수적폐야당에 대한 심판과 개혁정권 재창출이다"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공작기구들은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에 구축한 180여 개 사이트에 숨어 연계활동 중이다. 이 공작기구들은 지난 1월에 김정은에게 드리는 충성 맹세문을 발표하고, 남조선 보수세력의 재집권 야망을 분쇄하기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맹세한 바 있다.

KPI뉴스 / 김당 대기자 dang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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