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랐으니 주문 취소하세요"…신종 코로나에 잇속 챙기기 '급급'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0-01-29 09:30:40
품귀 현상으로 온·오프라인 가격 인상 움직임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공급가액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주문을 취소해주세요."
전남 광양에 사는 주부 A 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감염증 우려 때문에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샀다가 주문을 취소하라는 문자를 받은 것. 판매업체는 생산업체의 공급가액 인상에 따라 취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가격이 오르기 전에 주문한 것인데 배송 전에 가격이 올랐다고 취소하라니 어이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 씨가 주문한 제품은 28일 오전 50개(KF94 아동용, 할인적용가)에 2만7910원, 오후에는 60개 5만2810원으로 오르더니 하루가 지난 29일 현재 5만3000원가량이 오른 60개 10만615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루 만에 3배 이상 급등한 것이다. A 씨는 "어차피 계속 오를 거 같아서 지금이라도 주문하려 한다"며 "주변에도 미리 사두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B(34세) 씨는 "출근길에 SNS 메시지로 마스크 광고가 떠서 품절되기 전에 바로 주문했다"며 "저렴한 마스크는 이미 품절이라 울며 겨자먹기로 더 비싼 제품을 샀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팔리는 KF94 마스크의 1개 가격은 2000~3000원 선.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10개 묶음에 1만 원이 조금 넘는다. 아직 눈에 띄는 가격 변동은 없지만 A 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공급가가 높아지면서 소매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미 체결된 주문을 "취소하라"거나 하루에 두 배씩 뛰는 가격 급등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바이러스 공포감을 악용하는 '얄팍한 상술'의 결과는 아닐는지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지난 27일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KF94 이상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마스크 착용 등급과 관련해 "통상적으로 의료인들이 사용하는 KF94 등급이면 많은 부분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대형마트, 헬스앤드뷰티(H&B) 스토어, 약국 등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명동의 한 약국 앞에는 마스크를 사려는 관광객과 시민들로 긴 줄이 생기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위메프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KF94 마스크 판매가 전 주 대비(1월17~20일) 3213%, 손 소독제는 837% 급증했다.
티몬 역시 설 연휴 막바지였던 지난 25일~26일 마스크 판매량이 직전 주말(18일~19일) 대비 23배, 손 세정제는 4배 정도 매출이 늘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닷컴의 경우 설 연휴 기간에 들어온 마스크 주문만 2억 원을 넘어섰다. 28일에는 반나절만에 주문 물량이 1억 원을 넘기는 기록도 세웠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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