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태극기 불태운 행위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합헌"
주영민
cym@kpinews.kr | 2020-01-07 15:03:26
국가를 모욕할 목적으로 태극기를 손상하거나 제거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형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형법 105조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2(일부위헌)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국기는 국가의 역사와 국민성, 이상 등을 응축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질서와 가치를 담아 국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대표적 상징물"이라며 "해당 조항은 국기를 존중·보호함으로써 국가의 권위와 체면을 지키고, 국민들이 국기에 대해 갖는 존중의 감정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입법됐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며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를 손상하거나 제거하는 등의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만을 강조해 국기 손상 등을 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이 국기에 대해 갖는 존중의 감정이 손상될 것"이라며 "형벌로 이를 제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반면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위헌 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국민의 국가에 대한 정치적 의사 표현은 국가의 의사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에 대한 규제는 최소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이 국가 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경멸적인 표현 방법을 사용해 국가를 모욕했다고 해 이를 처벌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을 보장하는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했다.
이영진·문형배 재판관은 "표현의 자유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처벌 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며 일부 위헌 의견을 냈다.
앞서 김모 씨는 지난 2015년 4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에 참석하던 중 종이로 만들어진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씨가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해당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김 씨는 1심에서 형법 105조가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 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지난 2016년 3월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한편 형법 105조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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