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10명 중 8명 "한국 떠나고 싶다"
손지혜
sjh@kpinews.kr | 2019-12-18 11:24:37
'젠더 갈등' 피해자 여성이 불공정 인식 더 높아
'헬조선'과 '흙수저'란 말은 박근혜 정부때 청년층에서 나온 신조어다. 힘겨운 취업상황과 경제적 양극화, 가진자들의 극단적 갑질, 희망없는 미래 등을 생생하게 함축한 비유였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현 정부 들어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119차 양성평등정책포럼에서 발표된 보고서는 청년층의 체감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결에서는 여러 변화를 읽어내고 있다.
추지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여성(19~34세)이 청년남성보다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여성은 85.5%, 청년남성은 74.4%가 사회를 불공정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를 출구 없는 '헬조선'이라고 느낀 청년은 전체 응답자 중 69.7%에 달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을 떠나 살고 싶다는 '탈조선'에 대한 응답도 68.8%로 높게 나타났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여성이 남성보다 우리 사회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크다는 것이다. 청년 세대에서 '헬조선'과 '탈조선'에 대한 응답이 모두 높게 나타났지만 그 중 청년 여성의 응답 비율이 청년 남성보다 높았다. 청년 여성의 경우 83.1%가, 남성의 경우 78.4%가 우리나라는 헬조선이라고 인식했다. 청년 여성의 79.1%가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남성은 72.1%가 탈조선을 갈망했다.
추지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청년여성이 청년남성보다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더 높게 나왔다"면서 "청년남성은 능력과 노력에 따른 보상의 공정성을 중시하는 반면 청년여성은 경제적 평등과 차별없는 사회에 대한 요구가 컸다"고 밝혔다.
추 교수에 따르면 여성의 일상을 지배하는 불공정은 '젠더 갈등'으로 축소되어 왔다. 이에 추 교수는 "페미니즘의 '평등'과 '정의'라는 개념을 통해 고민해 온 것을 경청할 때"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능력주의를 고수하고 그 기회와 보상을 개인간의 협상 대상으로 상정하면 능력, 노력, 기회, 보상 자체가 불평등하게 구성되는 구조를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갈등의 분할선으로서의 성별이 아니라 불평등의 구성 원리로서 젠더를 이해할 수 있는 담론이 확산되어야 하며 논의의 장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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