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민원 폭주…또다시 쫓겨난 '저승사자상'
김광호
khk@kpinews.kr | 2019-12-16 10:31:39
"'저승사자·박수무당' 연상시켜 무섭다"…이전 건의 쇄도
세종시민과 공무원들 사이에서 일명 '저승사자'로 불려온 소방청 인근의 조형물이 결국 철거 신세를 면치 못했다. 작품의 의도와는 달리 섬뜩한 형상 때문에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16일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 나성동 정부세종2청사(17동) 남서 측 대로변에 있던 이 조형물은 지난 7일에 철거됐다. 이 조형물은 당분간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임시보관될 예정이다.
'흥겨운 우리가락'이라는 이름의 이 금속 조형물은 지난 2015년 청사관리본부가 공모를 통해 총 11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조형물 6개 중 하나로, 당시 국세청(16동) 앞에 세워졌다.
이 작품은 한복 차림에 갓을 쓴 남성이 '한량무' 춤사위를 펼치듯 양팔을 벌려 날아오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 설명을 통해 "동작이 우아하고 품위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인 한국무용의 한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작가의 의도와 달리 시민과 공무원들은 '조형물의 얼굴과 옷차림이 한국무용보다는 '저승사자'나 박수(남자 무당)를 연상케 한다'며 '무섭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차가운 금속 재질로 만들어진 이 조형물은 밤이나 날씨가 궂을 때는 한결 섬뜩하게 보여 '지나가다 보고 놀랐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2015년 처음 국세청 앞에 들어섰을 때 '저승사자'라는 별명으로 불린 것도 이때문이다.
흉물 취급을 받던 이 작품은 설치된 지 몇 달 만에 결국 100여m 떨어진 17동 옆으로 옮겨졌다.
이후에도 소방청이 국민안전처 시절인 2016년 이 건물에 입주한 뒤, 올해 초 행정안전부까지 이전해오면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실제로 행안부나 소방청 직원들로부터 조형물에 대한 이전 건의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청사관리본부는 지난 8월 조형물을 재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부세종청사나 세종 시내 어디에 둬도 주민들 항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자, 청사관리본부는 고민 끝에 조형물을 당분간 임시로 보관하기로 했다.
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주민과 입주 기관에서 건의가 이어져 작가 동의를 받고 옮겼다"며 "다만 이전 장소가 구해지지 않아 일단 청사 내 안 보이는 곳에 뒀다가 박물관이나 미술 전시관 등 적절한 장소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