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망 경위 파악위해 전화 내용 파악 필요"
검찰 "타살 혐의점 없어 경찰 주장 인정 어려워"▲ 그래픽=김상선 최근 사망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휴대전화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검찰과 경찰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검찰이 두 번째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기각하자 경찰은 "검찰이 특감반원의 휴대전화 내용을 공유하지 않으려 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갈등의 불씨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지난 10월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2019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지방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9일 이용표 서울경찰청장은 출입기자들과의 정례간담회를 열고 "사망 경위와 동기 등을 밝히고자 휴대전화 자체가 필요한 게 아니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내용 확인이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우리가 공유하자는 요청을 검찰에 했는데 검찰이 공유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이라고 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1일 오후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감반원 A 씨가 서울 서초동의 한 건물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다.
현장에서는 A 씨가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와 휴대전화를 포함한 유류품이 발견됐다.
A 씨가 발견된 지역 관할인 서울서초경찰서는 즉시, 자필 메모와 유대전화 등 유류품을 토대로 사망원인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사건 발생 하루만인 2일 서초서 형사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고, A 씨의 자필 메모와 휴대전화 등 유류품을 가져갔다. 검찰의 경찰에 대한 이례적인 압수수색이었다.
이에 경찰은 지난 4일 서울중앙지검에 휴대전화 등 유품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기각했다.
당시 검찰은 "변사자 부검 결과 타살 혐의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경찰이 신청한 영장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지난 6일 "변사사건 수사를 위해서는 검찰에서 포렌식 중인 휴대전화 분석 내용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에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신청했지만, 재차 기각됐다.
A 씨가 사망한 채 발견된 지 겨우 1주일이 지날 동안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면 검찰이 기각하는 행태가 반복된 것이다.
표면적으로 경찰은 "A 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파악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검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기에 불청구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A 씨의 휴대전화를 놓고 펼쳐질 경찰과 검찰의 힘겨루기가 끝을 모른 채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이유다.
특히 이날 경찰이 검찰을 향해 대놓고 "상대편을 못 믿으면 같이 하면 되는 것 아니냐. (검찰이) 독점하기보다는 같이 보는 것이 객관적이고 공정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점도 앞으로 있을 검찰 대응에 관심을 집중시킨다.
경찰이 "통신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은 상태로 동일 사유로 신청된 휴대폰에 대해 검찰이 불청구 한 것은 검찰의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한 것도 결국, 검찰이 재차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며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만한 사정 변경이 없다"고 밝힌 내용을 비꼬아 대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