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마음의 고향' 백운산장 95년 종지부, 영업종료

이민재

lmj@kpinews.kr | 2019-12-02 15:37:00

"찾아가면 밥주고, 사고나면 가장 먼저 달려와준 곳"
1998년 20년 국유지를 사용 뒤 기부채납 하기로

산악인들의 '마음의 고향' 북한산 백운산장이 95년의 역사를 끝으로 영업을 종료했다.

북한산국립공원 측은 백운산장 정리 작업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한 북한산국립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산장을 탐방객 휴식공간이나 전시공간 또는 산악구조대 거점 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백운산장은 1924년 시작한 작은 오두막이다. 한국 1호 산장이자 국립공원 마지막 민간 산장인 이 곳은 3대에 걸쳐 운영됐다. 산장 현판은 전설적인 마라토너 손기정 옹의 친필이다.

산악인들은 백운산장을 가리켜 '마음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한 한국산악회 관계자는 "아쉽다. 산사람들이라면 같은 마음일 것이다"라며 "장사하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진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찾아가면 밥주고, 산악인들 사고나면 가장 먼저 달려와준 곳"이라며 "추억과 애틋함이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 마라토너 고(故) 손기정 옹이 직접 쓴 백운산장 현판. [채널A 방송 화면 캡처]


백운산장은 1992년 화재를 겪은 뒤, 1998년 기부채납(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무상으로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신축 허가를 받았다. 20년간 국유지를 사용한 뒤 2017년이 되면 국가에 산장을 내놓는다는 내용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7년 7월 백운산장 소유주 이영구 씨를 상대로 약속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올해 5월 공단의 손을 들어줬고, 퇴거 시점은 12월 초로 합의됐다.

이 씨는 소송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이 씨와 함께 산장을 지키던 산장지기 김금자(79) 씨는 산장 뒤에 지어 둔 암자에 새로운 거처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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