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확성기 소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주민들 뿔났다

손지혜

sjh@kpinews.kr | 2019-11-25 14:21:44

경복궁·청와대 인근 주민들 대책회의 갖고 대응책 논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권리주장 말이 되나" 분통

"해도 해도 너무한다. 이 하늘이 다 자기들 것인가. 아무리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해도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해서야 되겠나.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 경복궁과 청와대 인근 주민들이 확성기 집회 대응을 위한 모임을 알리고 있다. [정병혁 기자]

광화문 일대에서 주말마다 벌어지고 있는 확성기 집회에 시달린 주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일대 주민들은 '광화문 시민위원회'를 결성하고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는 확성기 시위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시민위원회는 오는 27일 경복궁 내 고궁박물관에서 인근 지역 주민 공청회를 갖고 주민들의 편안한 생활을 해치는 확성기 시위 등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고 당국의 철저한 단속을 요구키로 했다.

확성기 집회로 입는 주민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에서 발생하는 확성기 소리는 인근은 물론, 청와대 뒤쪽 부암동, 평창동까지 울려퍼질 정도다.

일요일인 지난 24일 낮에는 부암동에서 성북동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길을 산책하던 사람들이 전광훈 목사의 마이크 육성을 생생하게 들을 정도였다. 산책하던 관광객들과 외국인들은 산속까지 들려오는 확성기 소리에 얼굴을 찡그리며 불쾌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국은 도대체 뭐하고 있냐" 볼멘소리도 이어졌다.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국립맹학교도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예민한 소리에 귀기울여 보행을 해야 하는 맹인들이 소음 때문에 보행권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밤에도 노숙 시위자들이 만들어내는 소음에 학생들이 잠을 설치기 일쑤다. 학부모들은 당국에 진정을 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청와대에서도 24일 한·아세안특별정상회담에 참석한 브루나이 국왕을 접대할 시간에 확성기 소음이 쩌렁쩌렁 들려 외교적 결례를 빚었다는 후문이다.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인근에 주말 집회 및 시위 소음으로 인해 피해받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병혁 기자]

지역 거주민들의 고통은 폭발 수준이다.

"사랑채 공원 바로 뒤에 사는데 엄청 시끄럽다. 낮에 아기를 재우고 해야 하는데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자다가 깰 정도다. 밤 10시까지 시끄러워 생활하는 데 너무 불편하다. 다른 단체들은 구호를 외쳤는데 이거는 구호 내용이 없고 아~하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미치겠다. 스트레스고, 고문이다. 이곳 주민들 다 같은 생각일 거다."(서모 씨·36)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못 잔다. 체육쪽 입시를 준비 중인데 잠을 못 자니까 지장이 크다. 그리고 경찰차가 있으니까 통행하는 데도 불편하다."(정모 씨·18)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제14조(확성기등 사용의 제한)에는 1항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는 확성기, 북, 징, 꽹과리 등의 기계우〮기구(이하 이 조에서 "확성기 등"이라 한다)를 사용하여 타인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는 소음으로써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아니 된다.' 2항 '관할경찰관서장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가 제1항에 따른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에는 그 기준 이하의 소음 유지 또는 확성기등의 사용 중지를 명하거나 확성기 등의 일시보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음을 발생시키는 주최 측도 문제지만 엄연한 법규정이 있는데도 이를 집행하지 않고 있는 사법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질타도 따갑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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