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공무원은 집으로 후배 공무원은 사무실에…설 연휴 전날 전남교육청 '민낯'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5-01-25 09:00:29

총무과, 18개 전 실과 유일 '팀장 전원' 일찍 퇴근
비서실장, 모든 문 닫은 채 사무실서 홀로 근무…6시 이전 퇴근

휴가를 내면 최대 열흘까지 쉴 수 있는 2025년 설 연휴 전날, 말단인 후배 공무원만 사무실을 지키는 이른바 '간부 우선주의' '선배 우선주의'가 전라남도교육청에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 24일 오후 4시50분쯤 전남교육청 총무과에서 직원 2명이 텅 빈 사무실에서 묵묵히 업무에 나서며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강성명 기자]

 

KPI뉴스 취재진이 지난 24일 오후 4시30분 부터 퇴근 시간인 오후 6시까지 18개 전 실과를 방문한 결과 국장 3명 가운데 문태홍 정책국장만 장흥 출장 뒤 복귀해 퇴근시간까지 근무했다.

 

각 팀당 최소 1명이 남아야 하는 필수 인원은 대부분 주무관이나 장학사 등 팀원인 '부하 직원'이 대다수였다. 이 가운데는 8급 직원도 있었다.

 

팀원 대신 퇴근 시간까지 자리를 지킨 팀장은 성인지교육팀장, 디지털창의융합팀장, 사학정책팀장 등 소수에 불과했다.

 

올해 '청렴도 3등급'이란 뒷걸음질 성적표를 받은 감사관실은 지난 1일 발령을 받은 김범균 감사2팀장(사무관)만 일부 주무관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감사관실 일부팀은 1년 전 청렴도 2등급 성과를 인정받아 포상휴가 등 특별대우를 받은 곳이다.

 

인사팀 등이 있어 일반직 근무지 선호도 1위인 총무과도 사무실 지키기는 후배 주무관들 몫이었다.

 

총무과는 18개 전 실과에서 유일하게 '팀장 전원'이 일찍 퇴근길에 오르는 진기록을 보였다.

 

총무과 수장직을 맡은 지 한 달도 안 된 총무과장은 징검다리 연휴인 오는 31일 마저도 연가를 내며 이번 황금 연휴를 빼놓지 않고 고스란히 챙겼다.

 

전남교육청 총무과장은 통화에서 "직원 대부분 조퇴나 유연 근무를 이용해 복무에 이상이 없다"며 당당해 했다.

 

반면 A 팀장은 "앞으로는 팀원을 먼저 챙기겠다. 할 말이 없다"고 부끄러워 했다.

 

홍보담당관실의 한 직원은 "거주지가 가까워 사무실에 남겠다고 자원했다"고 밝혔다. 무안 남악이나 목포·영암 등 교육청 인근에 사는 간부는 더 할 말이 없게 됐다.

 

▲ 지난 24일 오후 전남교육청 비서실장이 교육감실 문을 닫아놓은 채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강성명 기자]

 

이상한 점도 눈에 띄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을 최전선에서 보좌하고 있는 비서실장은 나홀로 비서실을 지키는 직장 상사의 모습을 보였다.

 

다만, 내부를 볼 수 없는 이중문인 겉문과 속문 모두 닫은 상태로, 복도에서 봤을 때 비서실에 근무자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근무했다.

 

비서실장은 오후 6시 이전에 문을 닫고 퇴근했다.

 

지난 2023년 나주교육지원청 일부 공업직 공무원 등 40여 명은 전임지에서 설 명절 전통시장 방문을 핑계 삼아 행사가 마무리 된 뒤 복귀하지 않고 무단 조기 퇴근을 하는 등 근무지를 이탈하는 행태를 보였다.

 

교육부에서 복무위반 행위를 인지하자 전남교육청은 뒤늦게 감사를 벌였지만, 기관 경고만 줄 뿐 각 개인에게는 아무런 행정 처분도 내리지 않아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었다.

 

실제 전남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은 <전통시장 방문 핑계…무더기 무단 퇴근 '기관 경고'> 보도 이후 전통시장 방문은 3시간 이내로, 출장 업무가 끝나면 사무실로 복귀해 근무하라는 공문을 일선에 보냈다.

 

또 복합 출장이나 중복 출장 등을 내며 퇴근 시간까지 복귀하지 않는 사례에 대해 "앞으로 관리자는 사유 적정성을 확인해 결재하겠다"며 자정 노력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날 총무과의 한 공무원은 "너 때문에 복무는 철저히 하고 있다"며 무단 조기퇴근하는 동료 대신 이를 기사화한 취재진에 책임을 돌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발언을 한 해당 공무원은 이번 설 명절 사무실을 지키지 않았고, 대신 후배 공무원이 빈자리를 대신했다.

 

한 전남교육가족은 "휴일 비상시 결정 권한이 있는 고위 계급의 근무자를 배치한 주한미군에 비해, 일반병과 하사관 수준의 근무자를 배치한 한국군의 차이를 떠오르게 한다"며 "본인의 직급에 맞는 권한을 받았다면 책임 있는 자세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판했다.

 

▲ 김대중 전남교육감이 지난해 8월7일 영암 꽁트드페에서 'MZ세대 직원과 청렴 공감 토크'를 열고 있다. [전남교육청 제공]

 

한편,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지난해 8월 'MZ세대 직원과 토크'를 벌였다.

 

당시 김 교육감은 "조직을 활기차게 이끌어 나갈 동력은 우리 젊은 MZ세대 직원이라 생각한다"며 소통을 중요시했다.

 

또 2025년 을사년을 맞아 "간부 공무원의 솔선수범을 통해, 청렴한 전남교육을 실현할 것"이라며 간부의 솔선수범을 잇따라 강조했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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