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 E&S 합병…SK그룹 리밸런싱 본격화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7-17 21:18:20
SK온·SK트레이딩·SK엔텀도 합병 의결
SK온 부실 막고 SK이노베이션 손익 개선
AI·반도체 강화 위한 계열사 합병도 예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합병하며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출범한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도 합병하며 'SK온 구하기'에 동참한다.
SK그룹의 에너지 관련 5개사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과 SK E&S 2개사,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3사간의 합병을 의결했다.
최창원 SK수펙스협의회 의장 주도로 진행해 온 SK그룹의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비율은 1대 1.1917417로 결정됐다. 합병비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합병신주를 발행, SK E&S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20일 상장된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상승한다.
합병안은 다음달 27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는다.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합병법인의 출범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양사는 합병을 통해 미래 에너지 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손익구조를 강화하며 성장 모멘텀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국내 최초 정유회사로 출발해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개발사업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와 SMR(소형모듈형원자로),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미래 에너지 분야로도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SK E&S는 지난 199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돼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LNG 밸류체인을 완성하며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로 자리잡았다. 도시가스와 저탄소 LNG 밸류체인, 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솔루션이 4대 핵심사업이다.
합병법인은 석유·화학, LNG, 도시가스, 전력, 재생에너지, 배터리, ESS, 수소, SMR, 암모니아, 액침냉각 등 에너지원(Energy Source)과 에너지 캐리어, 에너지 솔루션 모두에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도 합병 전 보다 1조9000억 원 늘어난 5조8000억 원으로 커진다.
전기화도 속도를 낸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에너지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ESS, 열관리 시스템 등을 추진했고 SK E&S는 재생에너지, 구역 전기사업 등 분산전원, 수소, 충전 인프라, 에너지 솔루션 등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합병회사는 양사가 보유한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신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시너지로 EBITDA 2조1000억 원, 전체 EBITDA는 20조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 컴퍼니'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합병 시너지를 바탕으로 기존 4대 핵심사업 중심의 그린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미래 에너지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녈, SK엔텀 합병은 SK온의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다. SK온의 적자 누적으로 모 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부채가 지난해 말 50조7592억원으로 불어 이를 시급히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온,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어스온, SK엔텀 등 9개 사업 자회사를 두고 있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 SK엔텀은 알짜 회사로 꼽힌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의 원유 수입과 석유제품 수출로 지난해 57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엔텀은 지난 1월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을 인적분할해 출범했다. 사업용 탱크 터미널을 이용한 유류화물의 저장과 입출하 관리를 전문으로 한다.
3사간 합병으로 SK온은 트레이딩 사업과 탱크 터미널 사업에서 나오는 5000억 원 규모의 추가 EBITDA를 기반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AI·반도체 강화 위한 계열사 합병 예고
SK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합병도 이어진다. AI(인공지능)·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그룹 역량이 결집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에는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가 이사회를 열어 SK㈜ 산하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편입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에센코어는 SD카드와 USB 가공 유통,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반도체 공정용 산업용 가스 생산을 주로 한다. 두 회사 모두 SK하이닉스에 물품을 공급하며 안정적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수익성 개선과 사업구조 최적화, 시너지 제고 등을 통해 80조원의 재원을 확보, 이를 AI와 반도체 등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 후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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