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홍장원 메모는 탄핵 공작"…洪, 메모 실물 들고 반박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2-20 20:48:23

尹 "洪, 잘모르는 사람 부탁을 체포지시로 엮어 공작"
"방첩사령관 동향파악 시도 잘못…체포 지시는 아냐"
尹측, 메모 신빙성 공격…"보좌관이 한동훈 친구 아닌가"
洪 "명단 존재…보좌관 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기억 못해"

'12·3 비상계엄' 당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작성했다는 이른바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가 20일 뜨거운 쟁점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홍장원 메모'와 관련한 탄핵 공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홍 전 차장은 탄핵심판 증인으로 두번째 나와 윤 대통령측과 치열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란 지시를 받은 뒤 계엄 당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주요 인사 '체포 명단'을 전달받아 메모를 작성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증인신문 말미에 발언 기회를 얻어 홍 전 차장 진술에 대해 '거짓말', '전부 엉터리'로 표현하며 강한 반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메모의 문제는 저와 통화한 걸 가지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는 것과 연계해 내란과 탄핵 공작을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전 차장에게 격려 차원에서 전화해 (여 사령관과) 육사 선후배인 만큼 방첩사를 좀 도와주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그 얘기를 목적어도 없는 체포 지시로 엮어 대통령 체포 지시로 만들어 냈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부분이 홍 전 차장이 여 사령관과 육사 선후배라는 것인데 아까 그 얘기를 못 들었다고 거짓말하지 않았는가"라고 캐물었다. 그러면서 "잘 모르는 사람의 부탁을 받아 '에이, 미친X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네'라고 했다면서 그 메모를 만들어 갖고 있다가 12월 5일 사표 내고 6일에 해임되니까 대통령 체포 지시라고 엮어냈다"고 몰아세웠다. 홍 전 차장이 여 사령관의 체포 지원 요청을 받을 당시 '미친 X인가'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을 겨냥한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여 사령관이 정치인 등 주요 인사들에 대한 위치파악을 지시한 것에 대해 "(위치 파악은) 불필요하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체포'를 위해서가 아니라 '동향 파악'을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이 수사기관에서 '대통령이 국정원 직제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전부 엉터리"라고 반박했다. "우리나라에서 국정원 직원을 빼고 저만큼 국정원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홍 전 차장은 '정치인 체포 명단'이 적힌 메모 실물을 갖고 나왔다. 그는 메모지 실물과 그 작성 과정을 요약한 A4 용지를 화상기에 띄우며 "명단이 존재한 건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메모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윤 대통령 측과 설전을 벌였다. 윤 대통령 측은 최근 증인신문에 출석했던 조태용 국정원장이 홍 전 차장의 메모가 총 4가지 버전으로 작성됐다며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했던 것을 들어 공세를 취했다.

 

홍 전 차장은 1차 명단을 작성한 뒤 현직 국정원 직원인 자신의 보좌관에게 정서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두 번째 메모는 불필요한 내용이 너무 많아 폐기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 메모에서 체포 명단이 추가된 것을 문제삼았고 홍 전 차장 보좌관이 한동훈 전 대표의 현대고 동문인 친구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전 차장은 "홍 전 차장은 "제 보좌관의 친구들이 어떤 사람인지까지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이 최초 메모 작성 장소를 당초 국정원장 관저 공터에서 집무실로 정정한 것에 대해서도 맹공했다. 변론에 앞서 국민의힘은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작성했다는 장소와 경위 등이 불분명하다며 홍 전 차장 행적이 담긴 국정원 폐쇄회로(CC) TV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12월 3일이면 겨울이고 바깥에서 메모한다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장소를 혼동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쏘아붙였다.

홍 전 차장은 검찰 조사 당시 여 전 사령관과의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한꺼번에 한 것처럼 진술했다며 "정정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진술에선 관저 앞 공터라고 생각했지만 체포자 명단을 불러주겠다고 한 것은 (당일) 22시 58분이었고 명단을 받아 적은 것은 23시 06분 (제) 사무실"이라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증인 신문에는 "국무총리와 같은 심판정에 앉아 있는 모습이 국가 위상에 좋지 않다"며 한 총리 입장 전 퇴정했다. 그러다 홍 전 차장 증인신문엔 모습을 드러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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