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교육청, 전통시장 장보기에 5시간 출장?…연차 덜 쓰기 '꼼수' 논란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 2024-02-13 19:27:44
나주 의원 "목사고을시장, 정치인도 2시간이면 충분"
지난해 설 명절 전통시장 방문 뒤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고 무더기로 무단 퇴근해 기강 해이 비판을 받았던 전남교육청 직속기관들이 이번에는 전통시장 방문에만 5시간 출장을 내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나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행정지원과 공무원 23명은 지난 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목사고을시장'을 방문한다며 관내 출장 5시간을 냈다.
일부 공무원은 오후 3시부터 조퇴를 냈다는 이유로 공식 일정이 일찍 마무리됐음에도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았다. 또 출장지를 전통시장으로 낸 뒤 실제 글로컬박람회 홍보를 위해 나주역을 방문하는 등 허위 출장 행위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주교육지원청의 한 관계자는 '전통시장에서 5시간 머무를 정도로 구매량이 많았냐'는 질문에 "시장에서 왔다 갔다 이동 시간이 있고 밥도 먹다보니 넉넉하게 출장을 냈다"고 해명하면서도 구매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어 전통시장 출장을 낸 직원의 복귀 시간에 대해서는 "오후 2시 넘어서 들어온 직원도 있지만 일부는 행사가 끝난 뒤 현장에서 퇴근했다"고 인정하면서 "(23명 중) 일부 직원은 나주역을 방문해 글로컬박람회 홍보를 했다"고 덧붙였다.
'출장을 전통시장으로 내놓고 나주역을 방문한 것은 허위 출장 아니냐'는 질문에 "전날 직원들이 출장을 낸 부분으로 정확한 파악을 못한 상태다"고 해명했다.
목사고을시장은 나주교육청에서 차로 1~20분 거리에 있는 곳으로, 거리로는 4km가량 떨어져 있다.
교육청 내부에서는 차 이동 시간을 포함해도 5시간 동안 장을 보는 건 비상식적이다는 반응이다.
교육청 복수 관계자는 "연차 1일은 조퇴 8시간과 같다. 연차를 적게 소진하기 위한 꼼수일 수 있다"며 "출장을 길게 내면 그만큼 조퇴(연차)를 덜 쓰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공무원은 "차 이동과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현장에서 1시간 가량이면 충분하다"며 "북적이는 전통시장에서 명절 앞두고 누가 오래 있고 싶어하겠냐 5시간 출장은 이해가 안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정치권에서도 의문섞인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나주가 지역구인 한 의원은 "목사고을시장의 경우 정치인이 전체 가게를 돌며 인사를 해도 2시간 가량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며 "교육청 공무원이 정치인처럼 인사를 하며 애로사항을 청취하지는 않았을 텐데 의문이다"고 밝혔다.
전남교육청 감사실은 "1월 29일부터 교육지원청과 직속기관에 대한 설 명절 복무감사를 진행해 현재 점검 결과를 취합하고 있다"며 "나주의 경우 필요하다면 해당 부분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교육지원청 일부 공무원은 전임지에서 지난해 설 명절 전통시장 방문을 핑계 삼아 행사가 마무리 된 뒤 무단 조기퇴근 등 근무지를 이탈하는 행태를 보였다. 교육부에서 복무위반 행위를 인지하자 전라남도교육청은 감사를 벌였다.
전남교육청은 당시 감사처분심의회를 열어 "출장에 대한 행사가 끝난 뒤 사무실로 복귀해 근무해야 함에도 현장에서 무단 퇴근한 것은 엄중한 복무 위반에 해당한다"며 위원 7명 만장일치로 해당 기관에 행정상 '기관 경고'를 기관장에 '주의' 처분을 내렸다.
교육부도 "기상 등으로 인한 (사무실) 복귀가 불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면 출장에 따른 행사가 끝난 뒤 사무실로 복귀해 근무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KPI뉴스 / 강성명 기자 nam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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