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③]인류 난제 도전하는 AI, 일상과 현장 바꾼다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5-02-07 17:50:09
스마트폰·반도체, 콘텐츠까지 모든 곳에 존재
언어 장벽 허물고 난치병 신약 개발에도 역할
"AI 영향력 커지는데 일하는 문화는 고민해야"
AI(인공지능)가 몰고 온 변화는 컸다. '무어의 법칙' 붕괴가 단적인 예다. 인텔 공동창업자인 무어는 '반도체 회로 성능이 2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을 세웠지만 AI 기술에 무너졌다.
딥러닝(인공신경망 심층학습)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 처리량이 6개월마다 2배 이상 늘면서 수십년간 이어져온 산업현장의 불문율은 색이 바랬다.
지구촌 소통을 차단했던 언어 장벽도 AI 기술이 뚫었다. 7일 전세계에 공식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는 무려 46개 언어를 실시간 통·번역한다.
산업 현장에서는 업무 혁신 사례도 쏟아진다. 일찍부터 AI 연구를 체계화한 LG는 사업 현장에서 다수의 혁신 성과를 만들어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엑사원(EXAONE) 3.5'를 연구와 사업 현장에 적용한 덕이다.
LG이노텍은 생산 공정에서 불량품을 걸러내는 '비전 검사'에 AI를 활용해 작업 공정에 소요되던 리드 타임(Lead Time)을 90% 단축하고 정확도는 높였다. LG생활건강은 신제품 디자인 과정에 AI 기술을 접목, 6개월 걸리던 일을 한 달만에 해냈고 LG에너지솔루션은 AI 기술로 배터리 셀 설계 기간을 2주에서 1일로 단축했다. LG화학은 원재료 구매 방식에 AI 기술을 적용, 생산 비용을 줄일 예정이다.
CJ그룹에서도 AI실을 중심으로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지원한 작업들이 성과를 냈다. 영화와 콘텐츠 추천 시스템, 마케팅 카피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AI카피라이터는 업무 시간과 노력을 줄여 실무자들의 부담을 덜었다. CJ ENM, CJ 포디플렉스(4DPLEX)와 협업한 AI 영상 시스템은 영화, 드라마 예능 영상 제작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CJ푸드빌과 뚜레쥬르의 '빵 생산량 조절'을 해결할 AI 수요 예측 시스템이 개발돼 호평을 받았다.
업무 혁신하고 AI로 난치병 해법 모색
AI를 앞세운 혁신은 이어진다. 기업들은 난치병 치료 등 인류 난제 해결에도 도전한다.
LG는 구광모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재확인한 '난치병 치료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낸다. 세계적 유전체 비영리 연구기관인 미 '잭슨랩'과의 암연구 협업에 이어 지난 5일에는 백민경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차세대 단백질 구조 예측 AI'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 계약도 체결했다. 질병의 원인을 찾고 신약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기 위함이다.
LG AI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잭슨랩과 알츠하이머, 암의 발병 원인과 진행 과정을 분석해 치료제 효과까지 예상하는 AI 모델을 개발 중이다.
계열사 차원에서는 LG전자가 인공지능을 재정의한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소비자들의 일상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기반 응용 서비스 확대와 고객 경험 강화, 신규 서비스 개발을 통해 수익화를 추진하고 AI 통화 에이전트인 '익시오(ixi-O)'는 고도화한다. LG CNS는 전사적 AI 도입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위드 AI' 전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스마트폰부터 콘텐츠까지 AI로 경쟁력 높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반도체 생산에서 AI 혁신을 입증할 계획이다. 김대현 삼성전자 AI센터장은 최근 뉴스룸 인터뷰에서 삼성의 AI 비전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AI'로, 최종 목적은 '고객 경험 개선'으로 정의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모든 기기에서 AI를 구동하는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 실현에 집중한다. 고성능 AI 모델을 기기의 프로세서, 메모리, 배터리 등 제한된 자원에서 효율적으로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반도체에서는 AI 최적화 연구와 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제조 혁신에 주력한다. AI와 정보기술 및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인프라 고도화를 통해 반도체 비즈니스 실행력과 경쟁력 강화를 추진한다. 데이터에 기반한 작업 문화 정착과 신속한 의사 결정 지원, 최고 수준의 소프트웨어 최적화, 물류 로봇 경쟁력 강화가 AI 사업 지향점이다.
CJ는 AI실을 중심으로 초개인화와 콘텐츠 제작 지원에 집중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독보적 AI 기술 개발과 '온리원(ONLYONE) 가치 창출'에 매진하고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콘텐츠 추천 기술도 심층적으로 연구할 방침이다. OTT(인터넷TV)와 커머스 영역에도 AI기술을 적용, AI 기반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AI가 촉발할 변화 크지만 일하는 문화는 고민해야
일상과 현장을 바꾸며 AI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시장 분석기관인 IDC는 2026년까지 일부(48%), 대부분(15%)의 업무가 AI와 연관 기술에 의해 자동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도 업무 현장에서 AI를 잘 활용하면 생산성이 향상돼 2034년까지 세계 총생산(GDP) 규모가 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국가 전반에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면 우리나라도 3년 내 연간 300조원 이상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AI 사업을 담당하는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2024년이 과거 10년 같았고 올해 1월은 지난 1년 같았다"며 "변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하는 시간과 문화는 예전같지 못한 것도 사실이어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최기창 서울대 공과대학 산학교수는 KPI뉴스와 통화에서 "AI 기술 발전만큼 현장도 바뀌어야 한다"며 "일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집약적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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