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부실자산 '눈덩이'…MBK 관련대출 부실 잇달아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9-17 17:24:46

1분기 홈플러스 사태 터지더니…이번엔 딜라이브 대출 부실화
생·손보 가중부실자산 2조1414억…전년동기比 35.6% 급증

올해 들어 보험업계의 가중부실자산이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 1분기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각 보험사 경영공시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말 41개 보험사의 가중부실자산은 2조14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급증했다. 

 

▲ 보험업계 가중부실자산 추이. [각 사 경영공시 취합]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가 보유한 대출, 유가증권, 부동산 등 자산 중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급)' 자산에 대해 등급별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보험사의 자산 가운데 '나중에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자산'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생명보험 22개 사의 가중부실자산은 1조2358억 원으로 전년 동기(8564억 원) 대비 44.3%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19개 사는 9056억 원으로 같은 기간 25.4% 늘었다.

 

보험업계 가중부실자산은 1분기에도 큰 폭으로 증가한 바 있다. 지난 3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돌입으로 보험사들의 대출채권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면서 메리츠화재의 가중부실자산이 지난해 말 1406억 원에서 1분기 말 2336억 원으로 뛴 영향이 컸다.

 

이번에는 한화생명의 가중부실자산이 크게 늘었다. 1분기 2802억 원에서 2분기 3357억 원으로 19.8% 급증하며 단숨에 전체 보험사 중 부실자산 규모 1위가 됐다. 전체 자산 대비 부실자산 비율도 올해 1분기 말 0.26%에서 2분기 말에는 0.31%로 크게 올랐다.

 

한화생명의 부실자산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딜라이브(구 씨앤앰) 대출채권의 부실화가 꼽힌다. 한화생명은 2분기 중 부실자산 급증 이유에 대해 '딜라이브 대출을 고정 등급으로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차주의 재무상황 악화나 원리금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연체나 부도 같은 실질적 이상징후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관리 차원에서 대출의 건전성을 보수적으로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주가중부실자산 상위 보험사 현황. [각 사 경영공시 취합]

 

홈플러스와 딜라이브 모두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관련이 있다. 딜라이브는 과거 2008년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약 2조 원 규모의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한 케이블방송사다. 지금은 MBK파트너스가 손을 뗀 상태이지만, 당시 인수금융 여파로 아직 매년 770억 원 넘는 차입금과 이자를 상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에 이어 딜라이브까지, MBK파트너스와 관련된 부실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우려하는 시선이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인수방식이나 경영방식이 피투자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이 회사에 대출을 제공한 금융기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험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올해 들어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 두 곳에서 증가한 부실자산 규모가 보험사 전체(3438억 원)의 절반(43.2%)을 차지한다. 

 

보험사별 부실자산 총액도 한화생명이 1위, 메리츠화재가 2위다. 다음으로 교보생명(2053억 원), 삼성생명(1894억 원), DB손보(1491억 원), 롯데손보(1094억 원), 현대해상(1038억 원) 순이다. 부실자산비율은 캐롯손보가 0.92%로 전체에서 가장 높았고 롯데손보(0.84%), 흥국화재(0.68%), 하나생명(0.66%), 메리츠화재(0.55%)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의 건전성을 면밀하게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실자산비율이 높아지면 보험사의 가용자본이 줄어 지급여력 지표에 부정적"이라며 "취약 보험사를 중심으로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살필 예정"이라고 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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