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칼날 위에 선 한덕수…국민의힘 "인질극" 반발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2-23 16:21:20

민주당 "'내란 대행' 포기하고 특검법 즉시 공포하라"
'데드라인' 24일, 국무회의에 안건 상정 회의적
권성동 "대통령처럼 3분의2 이상 동의 필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탄핵의 칼날 위에 섰다. 야당이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공포의 데드라인으로 오는 24일을 통첩했지만, 총리실은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리지 않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이 와중에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대통령에 이어 국무총리까지 탄핵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의결 정족수를 놓고 다시 논란이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경제단체 오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3일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잔당들의 시간 끌기 작전을 묵과하지 않겠다"며 한 총리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한덕수 총리가 24일까지 특검법을 공포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그 즉시 탄핵 절차를 밟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총리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내란 수사 지연 전술은 내란의 완성, 제2의 내란 획책 행위라고 해도 무방하다. 최대한 탄핵 심판 절차를 지연하고, 내란 수사를 지연시켜 내란 수괴 윤석열이 다시 직무에 복귀할 가능성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증거 인멸과 말 맞추기 등을 우려하며 특검을 신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더욱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한덕수 총리는 '내란 대행'을 포기하고, 즉시 상설특검 후보 추천을 의뢰하고,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공포하라"고 요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내란 특검'과 관련해 한 총리에게 "오늘 중으로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 의무를 이행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 의장은 "권한대행을 개시하고도 열흘째 상설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가 지체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권한대행)의 특검 후보자 추천 의뢰는 현행 특검법에 규정된 법적 의무"라고 했다. 

 

우 의장은 지난 10일 상설특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튿날 상설특검 후보추천위원회의 정당 추천 명단을 대통령실에 발송했다. 관련 법에 따라 대통령은 지체없이 2명의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한 총리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덕수 권한대행이 12.3 내란 단죄를 위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뭉개고 있다. 버젓이 법을 어기며 내란 단죄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한덕수 대행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방안을 포함해, 신속하고 철저한 내란 단죄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총리실은 오는 24일 국무회의 안건에 특검법안들을 상정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2개 특검법안들에 대해 "기본적으로 국정과 여당을 마비시키겠다는 민주당의 속셈이 깔려 있다"고 규정한 상태다. 

 

앞서 한 총리는 양곡법과 국회증언법 등 6개 법안이 정부로 재이송되자 지난 19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이날 그는 경제6단체 대표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지켜 우리나라가 법치주의·민주주의에 강한 나라로 다시 각인되도록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정책 결정이 되도록 정책 간 일관성·정합성을 계속 지켜 나가는 것이 대행 체제의 근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탄핵 인질극'이라고 표현하며, 추진하더라도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무총리 탄핵'이라는 칼을 대통령 권한대행의 목에 들이대고서,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찌르겠다는 탄핵 인질극"이라며 "탄핵했어야 할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맡겼다는 것인데, 이것은 넌센스를 넘어 직무유기를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진행된다면 총리가 아닌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이므로 대통령에 준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지난 7월 당시 이상인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탄핵소추를 상기시키며 '방통위 부위원장'으로 해석했다면 탄핵 대상이 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상인 전 대행은 국회 본회의 표결 당일 자진 사퇴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행 탄핵소추안이 발의된다면, 이상인 대행의 전례에 따라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동의가 필요한 대통령 탄핵소추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아무리 민주당이 헌법상 탄핵 절차를 제멋대로 해석할지라도,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회 사무처는 이 부분에 대해 중심을 잡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헌법상 대통령 탄핵소추 요건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즉 200명 이상 찬성으로 하지만 국무총리는 과반수 찬성이면 된다. 권한대행에 대해서는 여야 간 시각이 갈리고 있어 향후 논란이 증폭될 수 있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덕수 권한대행이 특검법 공포를 지연시키고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는 명백한 수사 방해 행위"라며 "'내란죄'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신분으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야 마땅함에도 도리어 수사를 방해하고 국민적 명령을 외면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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