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은혁 임명' 헌재 결정, 尹 탄핵심판 변수되나…崔대행 고심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2-27 17:13:53

헌재 8인 만장일치…"재판관 임명 보류, 헌재 구성권 침해"
馬, 재판 참여시 선고시기·결론에 영향…스스로 회피 가능성
崔대행, 馬 즉각 임명 안할듯…총리 탄핵 심판 결과도 고려
與 "유감, 馬 임명 안돼" vs 野 "崔대행, 馬 즉각 임명해야"

헌법재판소는 2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보류한 것은 국회 권한을 침해한 위법한 행위라고 결정했다. 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헌재는 그러나 마 후보자에게 재판관 지위를 부여해달라는 지위확인 등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다"고 각하했다. 최 권한대행은 마 후보자 임명 시기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미 통상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헌재는 이날 국회와 대통령 간 권한쟁의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대통령이 자신에게 임명권이 있음을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국회가 선출한 사람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헌법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부여한 헌재 구성권을 형해화하는 것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를 대표해 최 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일부 인용했다.

헌재는 "대통령은 청구인(국회)이 선출한 사람에 대해 재판관 임명을 임의로 거부하거나 선별해 임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선출되거나 선출과정에 헌법 및 국회법 등을 위반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한해 임명을 보류하고 재선출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이라는 설밍이다.

최 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재판관 3인 중 2인은 임명하고 마 후보자는 보류하며 '여야 합의가 확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헌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례를 볼 때 3인 중 2인은 여야가 1인씩, 나머지 1인은 여야 합의로 선출하는 '관행'이 있었다는 최 대행 측 논거도 인정되지 않았다.


헌재는 우 의장이 본회의를 거치지 않고 심판을 청구한 것에도 문제가 없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관 8인 중 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은 심판 청구에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는 별개 의견을 남겼다. 우 의장이 의결을 거치지 않고 권한쟁의 청구를 한 건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도 국회의 사후적인 '임명 촉구 결의안' 가결로 보완됐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헌재 결정에 따라 최 대행에게는 마 후보자를 임명할 법률상 의무가 생겼다. 하지만 마 후보자를 임명하도록 헌재가 직접 최 대행에게 명령해달라거나 그 지위를 가진 것으로 간주해달라는 청구는 각하했다. 청구 자체가 관련 법률에 맞지 않아 부적법하다는 취지다.

 

헌재 결정으로 마 후보자 임명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선고만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변수로 작용할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마 후보자의 참여 여부가 선고 시기와 결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전 마 후보자가 임명되면 헌재는 그를 재판에 참여시킬 지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헌재가 지금의 '8인 체제'로 선고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선고도 8인 체제로 이뤄졌다는 선례도 있다.  

 

헌재가 원래 '9인 체제'인 만큼 마 후보자를 참여시켜 '완성형'을 만든 뒤 선고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변론에 참여하지 않았던 마 후보자가 합류하려면 종결된 변론을 재개해 기존 증거·증인신문에 대한 갱신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 11차 변론까지의 내용을 마 후보자가 다시 들어야 하기에 선고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 따르면 변론을 거르고 선고에만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또 진보 성향이 강한 마 후보자가 참여하면 윤 대통령 측이 강하게 반발할 공산이 크다. 이런 저런 이유로 마 후보가 무리하게 합류하기보다는 스스로 회피해 선고 시기 등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헌재가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 대행은 헌재 결정에도 마 후보자를 즉각 임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행 측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관계를 충분히 검토한 뒤 임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 대행으로선 법적 판단 뿐 아니라 정무적 판단도 병행해야하는 처지다. 무엇보다 임명 시기가 가장 예민한 대목이다. 탄핵심판 결과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이 임명 반대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을 최 대행이 단칼에 거부하기는 어렵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유감이다. 여야의 합의가 있지 않은 경우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안 된다"며 "헌재의 결정에 의해서라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마 후보자 임명을 강제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독 추천한 마 후보자를 임명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최 대행은 국회 권한을 침해하고 헌법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즉각 국민께 사죄하고 오늘 즉시 마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 권한대행은 임명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헌법재판소 9인 체제의 복원을 매듭짓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 대행이 마 후보자 임명을 당분간 보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다. 한 총리 탄핵안이 헌재에서 기각돼 직무에 복귀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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