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떠나는데 집토끼 집착하는 與…조기 대선 비관론 솔솔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3-04 17:01:42

與, 탄핵 정국서 극우화 행보…지지층 결집에 한배 올라타
'헌재 부수자' 의원 징계요구 일축…한동훈도 광장에 사의
與 중도층 지지율 약세, 정권교체론 우세…불리한 흐름 ↑
"중도층 이탈 방치했다간 조기대선시 만회할 가능성 희박"

국민의힘은 4일 서천호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를 일축했다. 서 의원은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헌법재판소를 때려 부수자"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서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는데,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집회 앞뒤 맥락을 이해하고 가야한다"고 주문했다. "헌법기관 전체에 대해 그렇게 얘기하는 게 아니라 헌법기관들이 그동안 국민의 불신을 쌓아왔던 부분들에 대해 비판적인 표현을 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왼쪽 네번째) 등 지도부가 지난 3일 대구 달성 사저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극우화' 행보를 서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규모 장외 집회를 잇달아 열고 탄핵 반대를 외치자 여당 의원들도 동참해 보조를 맞췄다. 보수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이 오르자 '한배'를 탄 모양새다.

 

정치를 재개한 한동훈 전 대표도 지지층을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다. 그는 전날 TV조선 인터뷰에서 "광장에 나온 분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고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뭉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절대 이번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집권당인데도 사법기관에 대한 불신과 공격을 멈추지 않았고 '광장 여론'에 기대 오른쪽으로 치달았다. 탄핵 반대를 넘어 '12·3 비상계엄'도 정당화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서 의원 발언은 일견 예고된 일이었다.       

 

국민의힘이 집토끼에 매달릴수록 산토끼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계엄까지 감싸려는 여당 행태는 중도층 이탈을 부채질하는 악수로 여겨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각종 지표가 여권에게 불리하게 나타나는 건 집토끼 집착 결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리얼미터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지난달 26~28일 전국 1506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조기 대선을 전제로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은 55.1%였다. 정권 연장을 원한다는 응답은 39.0%였다. 격차는 16.1%포인트(p)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5%p) 밖이었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정권 교체론은 6.1%p 올랐고 정권 연장론은 6.3%p 떨어졌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달 28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달 25~27일 전국 1000명 대상)에선 정권 교체론(51%)이 정권 연장론(38%)을 13%p 격차로 앞섰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셋째주 정권연장(48.6%)과 정권교체(46.2%)는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이었다. 정권연장론은 2월 둘째주까지 박빙 또는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부터 역전이 시작했는데 탄핵 반대 집회가 전국적으로 번지던 시점이었다. 정권교체론이 정권연장론을 앞서며 격차를 벌리는 양상이 가속화된 것이다. "갈수록 우경화하는 여권을 잠자코 지켜보던 중도층이 실망과 반감을 표하며 등을 돌린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은 22%, 민주당 40%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국민의힘 30.1%, 민주당 45.8%였다. 둘 다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열세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중도층 지지율이 빠지는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 "추세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한 경향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튀는 여론조사 결과인지를 좀 봐야 저희들이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전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중도층에겐 거부감을 주는 일이다. 당 지도부가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찾아간 것도 마찬가지다. 

 

박 전 대통령은 '집권당 대표의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소개됐다.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와 파장이 일었다.

 

권 원내대표는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친한계 박상수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굳이 대선을 앞두고 보수 분열의 말을 그렇게 옮길 필요가 뭐가 있겠냐"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대여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김성회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정농단으로 탄핵당한 전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하러 간 모양새인데, 돌아온 말은 '국민의힘이 단합하라'는 극렬 지지층을 향한 뻔한 메시지뿐이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중도층 표심이 향배를 가를 가능성이 큰 만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안철수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이번 대선은 중도가 결정하는, 중도 표를 한 표라도 더 가지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조기 대선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시간이 없다"며 "중도층 이탈을 방치했다간 만회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우려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였다. 응답률은 각각 6.0%, 14.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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