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비대위원장 불가론' 확산…30대 초선 김재섭 부상
박지은
pje@kpinews.kr | 2024-12-19 16:59:58
4월 총선서 서울 강북 유일 생존자…탄핵 찬성 공개 표명
이상민 "金, 비대위원장 괜찮아..초선이지만 올바른 판단"
일부 중진 제안, 金 신중한 태도…권성동 "다음주 초 발표"
국민의힘 주류 세력은 한동훈 전 대표를 내쫒는데 빠르게 움직였다. 권성동 원내대표 추대론(10일)→권 원내대표 선출(12일)→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재확인(14일)→한 전 대표 사퇴 선언(16일)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친윤계와 중진그룹이 합심해 일사분란하게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를 실행한 것이다. '당권 탈환' 이해가 맞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상대책위 수장을 뽑는 일이 지체되고 있다. 지난 18일 의원총회는 또 결론 없이 끝났다. 전리품을 놓고 서로 욕심을 내는 탓이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 등 5선 중진이 주로 거론된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도 대상이다. 그가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겸직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모두 '한동훈 축출 거사' 가담자다.
'윤 대통령 탄핵은 막아야한다'는 부결파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지난 3일 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점도 같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은 70% 이상으로 나타난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반대도 압도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사가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잘된 결정'이라고 밝힌 응답자가 무려 78%에 달했다. '탄핵이 인용돼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73%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판 결론을 가급적 빨리 내야 한다는 응답은 68%를 기록했다.
'탄핵 정국'의 이런 민심을 외면하는 건 국민의힘이 고립을 자초하는 악수라는 게 중론이다. 20%도 안 되는 핵심 지지층만 보고 가겠다는 '자폭' 전략이다. "조기 대선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는 내부 비판이 불가피하다. '탄핵 반대 비대위원장 불가론'이 번지는 배경이다. 비대위원장 인선이 지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인용되면 곧바로 대선 국면인데 '탄핵 반대 여당' 이미지가 부각되면 표를 얻기 어렵다는 우려가 상당하다.
김상욱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에서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직·간접 책임이 있는, 대통령과 가깝거나 그동안 대통령의 독단적인 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어왔던 사람들은 배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중진 의원들 중에 비상대책위원장을 앉히면 당이 진짜 속된 말로 골로 가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연히 탄핵 찬성파에게 눈길이 쏠리면서 김재섭 의원이 부상하는 흐름이다. 이번 비대위원장은 탄핵 정국을 수습하고 국민 신뢰를 되찾아 조기 대선에 대비해야하는 막중한 업무를 맡는다. 당의 반성과 쇄신을 부각하는 파격적 카드가 절실한 상황이다. '맞춤형 개혁 카드'가 1987년생 초선 김 의원인 것이다. 내년이면 38세인 그는 당내 소장파로 꼽힌다. 지역구가 서울 도봉갑으로 지난 4월 총선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강북 출마자다.
역대 보수정당 대표 중 최연소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다. 1985년생인 이 의원보다 김 의원이 어리다. 이 의원은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표 취임 당시 36세였다.
일부 중진 의원은 김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제안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대통령 탄핵안 첫 번째 표결엔 불참했다. 하지만 14일 표결엔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당이 결자해지 해야 한다. 죽는 길이 곧 사는 길"이라고 했다. 지역구 거리에 "책임을 온전히 짊어지고 제가 직접 매듭짓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이상민 전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김 의원이 초선이지만 여러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한 점이 있다"며 "리더십을 받고 이끄는 등 (비대위원장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반응을 보였다. 우상호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축출하자고 하면서 (탄핵에 찬성한 김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내세우자고 한다"며 "또 어떻게 죽이려고 그런(생각을 하느냐)"이라고 꼬집었다.
우 전 의원은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윤계 의원들이 전권을 줘야 하지만 그럴 리가 없다"며 "(국민의힘이) 김 의원이 가자는 길로 따라올 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여러 선배 의원들의 조언이 있긴 했지만, 당에 기여할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국민의힘은 이르면 다음 주 초 비대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권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주말 동안 고민해 다음 주 초에는 발표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요일(20일)까지 선수별 의견을 제출하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행할지 모르겠다"면서다. 자신의 겸임 방안에 대해선 "주말까지 의견을 듣고 다음주 초에 일괄해 발표하겠다"고만 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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