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전기차…내연차만큼 불나면서 피해액은 3배 많아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4-03-25 17:01:53

소방청·국토부 자료 분석…1000만원 이상 피해 사고 절반 넘어
화재 2018년 3건→2023년 72건, 화재 비율 0.005→0.013%
2020년 이후 등록 전기차(83.5%)에서 발생…피해 더 커질 듯

전기차 화재가 해마다 늘면서 지난해 발생 비율이 내연차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피해액은 내연차보다 3배 이상 많았다.

 

UPI뉴스가 25일 소방청 차량 화재 피해 자료와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자료를 분석한 결과전기차 화재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소방대원들이 지난해 7월 21일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경기도소방학교에서 전기차 화재 진압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건에 불과했던 전기차 화재는 △20183△20197△202011△202124△202243△202372건으로 점증했다.

 

7년 간 화재는 총 161건이고 피해액은 389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차량대비 화재 발생 비율도 해마다 올라가는 추세다. 그동안 관련업계에선 전기차 화재 비율이 내연차 절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자료를 보면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 

 

하이브리드 차를 제외한 내연기관(휘발유, 경유, LPG)차량 화재 발생 비율은 2018년 0.019%에서 2023년 0.016%로 줄었다. 반면 전기차는 2018년 0.005%에서 2023년 0.013%로 뛰었다. 지난해 기준으론 내연차(0.016%)와 전기차(0.013%) 화재 발생 비율이 엇비슷하다.

 

문제는 5년 이내 출고된 신차급 모델에서 화재가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화재 시 진화가 어려워 피해를 키우는 이유로 지목된다. 지난해 기준 등록 전기차 543900대 중 453982(83.5%)2020년 이후 판매된 차량이다.

 

▲ 2017~2023년 내연차와 전기차 화재 사고 현황. [국토부, 소방청]

 

피해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7~2023년 내연차는 27231건의 화재가 나 대당 평균 819만 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같은 기간 전기차 평균은 대당 2422만 원으로 3배나 더 컸다. 전기차는 피해액이 1000만 원을 넘는 사고(57%)와 원인 미상 사고 비중(29%)에서도 내연차(15%, 13%)를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화재 진화 시 어려움이 사고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열 폭주가 발생해 진화가 어렵다. 게다가 차량 하부 배터리 화재 진화가 어려워 차량 주위에 물을 채우는 방식의 이동식 소화 수조 등이 활용되고 있다. 화재 발생 후 바로 폐차로 이어지는 구조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전기차 화재가 나면 불산 가스 때문에 가까이서 물을 뿌리기 힘들어 화재 진압이 어렵다"며 "하부 배터리에서 불이 발생하면 물이 닿기 쉽지 않기 때문에 몇 시간씩 대량으로 물을 투입해야 하는 고충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노후 차량이 늘게 되면 화재 발생이 더 빈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오래 쓸수록 배터리 내구도가 떨어지게 된다"며 "급속 충전기를 많이 쓰고 충전률을 90% 이상으로 유지하는 습관이 노후화를 높여 화재 발생 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재 피해를 줄이려면 정부와 차량 제조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호근 교수는 "지하주차장에서 충전하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지상으로 옮기거나 입구 쪽으로 옮기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통해 배터리 셀 오류나 충전 중 이상 유무 등을 체크하는 등 제작사 차원의 기술개발도 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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