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중 8명 이직 표명"…'원장 갑질논란'에 의령어린이집 학부모 나섰다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4-02-06 16:28:16

학부모단체 대표 "원장 만나 갈등 수습 요청했지만 거부당해"
"군수와의 면담 신청, 원장 자질 문제 등 대책 마련 건의할 것"

경남 의령군의 국공립어린이집 원장이 교사들에게 '갑질'을 한 혐의로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UPI뉴스 2024. 1월 24일자 보도), 해당 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의령군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보도 이후 의령군이 어린이집에서 원장 및 교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원장의 사과와 교사들의 고용안정 등을 중재했지만, 원장 A 씨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해당 어린이집에는 원장 이외에 8명의 교사와 교직원 1명 등 9명이 재직하고 있는데, 교사 1명을 제외한 전원이 현재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 원장 갑질 논란이 불거진 국공립 의령어린이집 [박유제 기자]

 

해당 어린이집 교사 B 씨 등은 "언론 보도가 나간 뒤에도 원장은 갑질 행위에 대한 반성과 자숙은커녕, 의령군을 찾아가 언론에 제보한 교사가 누구인지를 확인해 형사고발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실제로 A 원장은 취재 기자에게도 전화를 걸어 "영상 자료를 유출한 교사가 누구냐"고 캐물었고, 제보자에 대한 신상을 밝힐 수 없다고 하자 "반드시 (제보자를) 찾아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런 가운데 해당 원장이 취임한 뒤에는 그 전까지 꼬박꼬박 받아왔던 명절 상여금을 교사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B 교사는 "상여금 미지급에 이의를 제기하자 원장이 교사들에게 'ㅇㅇㅇ회 회비에서 상여금을 나눠줘라'며 지급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ㅇㅇㅇ회'는 교사들의 사적 경조사 모임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학부모들이 나섰다. 의령어린이집 운영위원회의 학부모위원회 이정숙 위원장은 "언론 보도를 접한 지 이틀 후인 지난달 26일 원장을 만나 교직원 9명 중 8명이 이직을 하겠다는 것은 원장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며 갈등 수습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A 원장은 "갑질을 한 사실이 없고 교사들에게 그만두라고 강요한 적도 없다. 교사들이 원장과 뜻이 맞지 않아 이직을 하겠다는 데 어떻게 말리겠느냐"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최근 교사들과 별도의 만남을 갖고 원장의 '갑질' 여부와 행태를 비롯해 어린이집 운영 전반에 대한 교사들의 의견을 들은 뒤, 6일 군수실을 방문해 '학부모 의견'을 전달했다.

 

이정숙 학부모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부모들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A 원장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면서 "조만간 군수와 면담을 갖고 노동부 조사와는 별개로 의령군의 대책 마련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창원노동지청, 교사들 집단 진정서 접수하고 조사

교사 7명 등 직원 8명, 원장 횡포 이유 사직 표명

 

한편 고용노동부 창원고용노동지청은 지난달 11일 어린이집 교사들로부터 '원장 갑질 진정서'를 접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사들은 "(지난해 5월) 원장이 온 뒤부터 CCTV로 교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거나 지나친 문서작업을 강요했고, 교구 정리를 명분으로 교사의 동의 절차 없이 사물함을 뒤져 물건을 뺀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호봉이 많은 교사가 연차를 신청하자 '월급도 많이 가져가면서 연차를 많이 사용하겠다고 하면, 내년에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압박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 교사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교사의 업무 범위 밖인 설거지를 하지 않았다고 교실로 교사들을 불러모아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을 질책하는 일도 있었다. 이는 취재진이 확보한 CCTV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까지 이 어린이집에서는 조리사가 설거지를 담당해왔고, 이달부터는 공공근로 할머니가 '주방 보조' 인력으로 설거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 원장의 '갑질' 의혹에 견디지 못한 교사들이 지난해 11월 3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한 데 이어 지난 달에는 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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