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락하는데 내분은 고조…패색 짙은 與 차기 대선
박지은
pje@kpinews.kr | 2024-12-20 16:53:13
韓·홍준표 등 군소후보로…민주 48% 與 24% 최대 격차
탄핵 찬성파 '배신자' 낙인…"韓에 물병 세례" 녹취 공개
비대위원장, 원내대표와 따로…'탄핵 반대당' 이미지 우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민의힘이 성난 민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은 물론 차기 대선후보의 지지율도 쭉쭉 빠지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챙기고 있는 게 최근 여론조사 흐름이다.
한국갤럽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다를 바 없다. 이 대표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독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이 대표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군소후보로 전락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와 최저치를 찍으며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과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60일 이내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늦어도 내년 전반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국민의힘이 뼈를 깎는 반성과 쇄신을 하더라도 민주당을 따라 잡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탄핵발 위기는 민심을 되돌리기가 무척 힘들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그런데도 집안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 게 여당의 현실이다. 당권 장악에 혈안인 친윤계와 중진그룹의 책임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탄핵 반대파가 비대위원장이 되는 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더욱이 탄핵 찬성파를 '배신자'로 낙인찍고 불이익을 예고해 친한계 반발을 사고 있다. 계파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이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37%를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인 이달 초 조사때보다 무려 8%포인트(p) 뛰었다. 한 전 대표는 5%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 대비 6%p 떨어졌다. 희비가 엇갈리면서 두 사람 지지율 격차가 무려 7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보수 진영 주자 중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전 대표와 동률이었고 나머지는 그 밑이었다. 모두 군소후보로 전락한 셈이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3%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각각 2%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우원식 국회의장 각각 1%였다. 보수 주자 지지율을 모두 합치면 19%로 이 대표 절반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라면 '이재명 대세론'이 굳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은 48%를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24%였다. 전주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같았고 민주당은 8%p 급등했다. 한국갤럽은 "진보층과 중도층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을 둘러싼 내분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탄핵 후 의원들의 SNS 단체 대화방에는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한 당무감사, 총선 백서 관련 조사 등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한 전 대표와 친한계를 겨냥한 내용들이다. 친윤계가 작성자로 지목된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등 친윤 원내지도부가 들어서며 계파갈등은 고조되는 양상이다. 전날에는 탄핵안 가결 당일 밤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 발언 녹취가 유출되기도 했다.
JTBC가 공개한 녹취에서 친윤계 의원들은 한 전 대표에게 탄핵안 가결 책임을 돌리며 사퇴를 압박했다. 이들은 한 전 대표를 향해 물병을 던지거나 막말을 했다. "도라이 아냐, 도라이" "저런 놈을 갖다가 법무부 장관을 시킨 윤석열은 제 눈 지가 찌른 거야" 등이다.
탄핵에 찬성한 김상욱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왜 한 전 대표가 보수의 배신자가 되어야 하고 물병 공격을 받고 욕설을 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보수의 가치를 지킨 사람이 어떻게 배신자가 되나"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다"며 "당내에서 요즘 색출이라는 단어가 너무 자주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경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적반하장"이라며 "계엄을 막은 정치인에게 그런 식으로 막말하거나 위협을 가한다면 민주 공화정에 살 자격이 없다"고 격분했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함께 당을 수습하는 '투톱 체제'로 가닥을 잡고 있다.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방안은 사실상 폐기됐다. 5선 김기현·권영세·나경원 의원이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날 3선 의원 모임은 권·나 의원을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누가 되든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둘 다 탄핵을 공개 반대했기 때문이다.
조경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탄핵에 반대했던 인물이 비대위원장이 됐을 경우 '계엄 옹호당'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당 꼬라지를 보니 벌써부터 차기 대선은 패색이 짙다"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필패각"이라고 개탄했다. 이 관계자는 "대선 승리를 위해선 변화와 개혁을 통해 젊은층·중도층 지지를 얻으며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라며 "도로 친윤당, 탄핵 반대당 이미지로는 불가능하다"이라고 단언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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