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 사망사고' 관련 실형 선고 피고인 한명도 없다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 2023-12-07 16:56:02

▲ 7일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와 관련 대법원 판결 직후 김 씨의 어머니인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이 입장발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와 관련,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하청 업체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형사 책임을 원청 기업 대표에게까지 물을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이 내린 결론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원청 기업인 서부발전 김 전 대표와 위탁용역 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 임직원들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 전 대표에 무죄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한다고 7일 밝혔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한국발전기술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용균(당시 24세) 씨는 컨베이어 벨트 끼임 사고를 당해 2018년 12월 11일 오전 3시 20분께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은 사건을 수사한 뒤 2020년 8월 원‧하청 기업 법인과 사장 등 임직원 14명을 사망 사고에 관한 형사 책임이 인정된다며 재판에 넘겼다.

1심은 김병숙 전 한국서부발전 대표이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한국발전기술의 백남호 전 대표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및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한 2심에서도 김 전 대표에 대한 무죄 판단은 유지됐고, 백 전 대표에겐 1심을 파기하고 금고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감형했다.

2심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에 관한 서부발전 김 전 대표와 본부장, 계전과 차장에게 "이 사건 사망 사고와 관련된 구체적‧직접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한국서부발전㈜과 피해자 사이의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무죄로 봤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결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에서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 오해나 이유 모순의 잘못이 없다"며 검사와 피고인들의 상고를 전부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서부발전‧발전기술 임직원 가운데 10명과 발전기술 법인은 이날 유죄가 확정됐다. 하지만 대부분 금고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그치고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한 명도 없었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은 대법원 판결 직후인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업 현장의 위험성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들의 고의를 좁게 해석한다면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취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또한 산재 사망사고 유가족 등 시민들도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기자회견 내내 두 눈을 감은 채 슬픔에 잠겼던 김 씨의 어머니인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은 "대법원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 서부발전이 사람을 죽였다고 법원이 인정했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은 당연하다"며 "대법원의 비인간적인 판결로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죽어나가는 것이 아니냐"고 한탄했다.

 

김용균 씨 사망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 도화선이 됐다. 김 씨가 숨진 이후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중대한 산업재해가 일어난 때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하자는 요구가 잇따랐다.

이후 2021년 1월 재계‧산업계와 경제단체 등의 반대를 뚫고 중대재해처벌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 지난해 1월 27일 시행에 들어갔다. 

 

▲ 고(故) 김용균 씨 사망 사고와 관련 대법원 판결 직후 김 씨의 어머니인 김용균재단 김미숙 이사장(오른쪽 두 번째)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KPI뉴스 / 이상훈 선임기자 jo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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