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구차한 尹…관저에 숨어 분열 조장하는 '보수의짐'

박지은

pje@kpinews.kr | 2025-01-02 16:03:55

尹 "끝까지 싸우겠다"…지지자 육탄저지·警 강제해산, 난장판
또 쪼개지는 與…尹편드는 친윤, 윤상현은 관저앞 집회 참석
비윤 "최소한의 품격 버려"…"비겁한 행동 부끄러운 대통령"
정진석, 사의접고 업무수행…민주 "尹, 자기살겠다고 구질구질"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의짐'으로 굳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지지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다. 탄핵소추안 가결과 직무정지는 상처를 덧나게 했다. 보수층이 탄핵 찬반으로 갈려 반목하는 건 궤멸로 갈 수 있는 내상이다. 회복을 위해선 대통령 반성과 여권 쇄신이 필수라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거꾸로 가고 있다. 서울 용산 한남동 관저에 꽁꽁 숨어 내란 혐의 수사를 거부하는 건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듯한 모습은 비정상적으로도 비친다. 급기야 영장 집행을 겨냥해 '항전' 채비를 갖추며 강성 지지층을 부추기고 있다. 윤 대통령이 새해 첫날 지지자에게 편지 메시지를 보낸 건 참 구차한 처사로 여겨진다.

 

▲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경찰이 해산 요구에 불응해 바닥에 누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을 들어 강제 해산시키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막무가내로 버티면서 상처를 자꾸 헤집고 있다. 당장 윤 대통령 메시지는 국민의힘 내부를 또 갈라치기하는 양상이다. 막 출범한 권영세 비대위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등 참모진이 항의성 사의를 표한 것도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계엄 사태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행동은 정반대로 일관해왔다.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요구를 거부한데 이어 법원이 발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에도 불응할 태세다. 강성 지지자들은 수일 째 관저 인근에 모여 체포·탄핵 반대를 외치며 영장 집행을 막으려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A4용지 메시지를 내며 이들을 자극했다. 윤 대통령은 "나라 안팎의 주권 침탈 세력과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경호처나 지지자들에게 '방탄' 필요성을 호소하며 영장 집행을 지원하러 나온 경찰 공무원을 저지하라는 '총동원령'을 내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연히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윤 대통령은 개의치 않겠다는 기류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2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경고장도 날렸다. "경찰기동대가 공수처를 대신해 체포·수색영장 집행에 나선다면 직권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경호처는 물론 시민 누구에게나 체포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관저 앞에는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선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아수라장이 벌어졌다. 이들은 도로에 드러눕는 연좌 농성도 벌였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더라도 관저 내부로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몸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것이다. 경찰은 5차례 해산명령을 내린 뒤 강제 해산 조처했다. 이날 오후 3시쯤엔 친윤 단체 시위대 1만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경찰과 대치해 긴장이 고조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대통령 메시지를 두고 언급을 아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권성동 원내대표도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윤 대통령 메시지가 강성 지지층을 향한 것인 만큼 여당이 섣부른 입장을 밝히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탄핵 반대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다. 탄핵 찬성 여론은 70%를 넘는다.


그러나 친윤계는 민심에 아랑곳 않고 대통령을 편들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출신인 강승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막 나가는 공수처와 선 넘는 판사, 사법부 정치화를 막아내야 한다"며 체포영장 청구 및 발부 결정 자체를 성토했다.

윤상현 의원은 관저 앞 집회에 참석해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의 체제를 지키는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격려했다.

 

반면 비윤계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태극기 시위대에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달라고 선동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체통, 품격을 버리나.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직격했다.


탄핵에 찬성한 김상욱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혹세무민하고 대중들 뒤에 숨어서 비겁한 행동과 말을 반복하는 것은 역사가 참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마지막까지 기록하게 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은 SBS라디오에서 "국민 간 충돌로 이어질까 봐 좀 우려스럽다"며 "국민을 통합하는 것이 대통령의 기본자세"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최 권한대행과의 충돌에서 한발짝 물러났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정상 출근해 정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했다. 일단 사의를 접고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들도 회의에서 '거취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주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용산 내부에선 반발 기류는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메시지가 '내란 선동'이자 '극우 동원령'이라며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내란수괴를 잡아 가둬야 이 사태를 진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총을 쏴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던 자가 자기는 살겠다고 정말 구질구질하게 굴고 있다"고 직격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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