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정전협정, 관광용인가 역사적 유물인가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3-09-10 13:52:30
언제 공개됐는지 불확실… 70년 지났다고 군사적 유용성 부인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가 지난 7월 19일부터 파주 캠프 그리브스에서 스위스 중립국감독위원회로부터 임대한 자료를 일반인에게 전시하면서 ‘정전협정 영문 본문과 지도를 갖춘 유일한 기관’이라고 발표한 것(UPI뉴스 7월 24일 자 보도)은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953년 7월 6·25전쟁 당시 군사용으로 제작된 정전협정 지도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역사박물관은 10년 전 박물관 설립 직후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 이 지도를 확보하고 역사적 유물 중의 하나로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경기관광공사는 임진각에서 곤돌라를 타고 강을 건너 DMZ를 밟는 관광객에게 갤러리 그리브스에서 영인본 정전협정 지도를 직접 넘겨볼 수 있게 공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역사박물관은 학위논문 작성 등 연구목적 이외에는 정전협정 지도의 열람을 제한하고 스캔파일로 대체하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70년 전 전쟁 중에 체결된 군사조약인 정전협정서를 관광용으로 사용하는 게 가능한지, 아니면 역사적 유물로 다루는 게 옳은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정전협정 서문에 명시된 ‘순전히 군사적 성질(purely military in character)’이라는 부분이 주목받고 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군사적 성질이란 민간이나 일반에는 효력이 없고 군사적인 부분에만 효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협정을 체결한지 70년 지났다고 그 효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북한정책과 관계자는 “정전협정 제2권 지도는 군사지도이나 70년 지난 현재로서는 작전상 유용하지 않다”면서 “정전협정에는 비밀표시가 없고 이미 공개되어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군사기밀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전협정을 누가 언제 어떻게 공개했는지 불확실하다. 정정협정 제2권 지도는 국방부에도 보관하고 있지 않다. 오래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군사지도의 유용성을 부인하는 셈이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정전협정이 전시에 체결된 군사조약이고 군사령관의 서명으로 비준된 것도 맞다고 확인해주었다.
이에 따라 6·25전쟁 정전협정은 “우리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국제연합군의 군사에 관한 조약이나 그 밖의 기밀로서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에 관한 조약’에 해당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 이호령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정전협정은 전쟁에 관한 사항이다. 아직 전쟁이 끝난 것도 아니다”면서 “정전협정이 체결됐고 그 후 오랫동안 정전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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