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 농협 2곳, 각종 비위로 얼룩…동부농협 조합장은 법인카드 '흥청망청'
박유제
pyj8582@kpinews.kr | 2024-02-07 12:08:01
중앙회 경남본부 대응도 논란…"법인카드, 감사 대상 아냐"
인구 2만5800명인 경남 의령군의 농협 2곳에서 전·현직 조합장들이 비위 의혹에 휩싸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직 조합장 중심의 '수십억원대 양파 실종 사건'에 이어 이번엔 현직 조합장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의 허술한 감사도 논란거리다.
의령농협에서는 전 조합장 A 씨 재직 당시 양파 수급조절을 위한 '매취사업'으로 의령지역과 타지역 양파 재배농가들로부터 총 60억 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이 중 35억 원어치 양파가 확인되지 않았다.(UPI뉴스 2023년 5월 30일 최초 보도)
이른바 '수십억원대 양파 실종 사건'으로 알려지게 된 이 사건에 당시 조합장 A 씨를 비롯한 5명의 전·현직 임직원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고, A 씨는 농협 측으로부터 재산도 가압류당한 상태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령동부농협 현 조합장 B 씨가 농협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해 오다 자체 감사에서 적발돼 경찰에 고발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UPI뉴스가 확보한 고발장 등을 종합해보면 지난해 선거에서 당선된 B 조합장은 취임 직후인 4월부터 7월까지만 수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B 조합장은 지난해 4월 7일 의령군의 한 관변단체 식사자리에 참석, 법인카드로 55만1080원의 식사비를 지불했다. 농협 감사가 이를 문제 삼자, B 조합장은 5개월 뒤 결제대금 전액을 농협에 현금으로 입금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또 의령을 벗어난 인근 지역에서도 지인과 식사를 하면서 51만5000 원의 식사비를 지불했다가 농협 관리상무의 이의 제기에 4개월 뒤 농협에 현금으로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B 조합장은 이장단 및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의 식사 자리에 참석해서도 86만5500원의 식사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수시로 비조합원들과의 식사비용을 법인카드로 지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조합장, 휴일에도 법인카드 마구 긁어…개인 택배비까지
해당 농협 감사, 중앙회 경남본부 감사 거부에 결국 경찰 고발
법인카드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휴일에도 식사비를 지불했다. 그는 토요일인 지난해 7월 8일 한 지역 청년회 회원들의 식사비 46만8000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심지어 자신이 재배한 농산물을 지인들에게 보내기 위한 포장 및 용기 구입비는 물론 택배비용까지 법인카드로 두 차례에 걸쳐 지불했다.
특히 이 조합장은 의령동부농협 감사 출신으로 누구보다 법인카드 사용 범위를 잘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조합원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B 조합장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시술을 받아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문자 외에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조합장의 법인카드 부정사용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감사도 허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카드사용 내역을 확인한 감사 2명과 이사 등 7명이 지난해 11월 농협 경남본부에 있는 경남검사국에 감사를 의뢰했지만, 한 달이 훨씬 지난 12월 15일에야 해당농협을 방문했다.
하지만 경남검사국 감사역은 "법인카드 부정사용은 감사 대상이 아니며, 농협 중앙회에 감사를 의뢰해도 같은 답변일 것"이라며 철수했다는 것이 감사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자체감사 지적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농협경남본부 검사국에서도 정확한 감사가 이뤄지지 않자 의령동부농협 감사 2명은 결국 지난해 12월 경남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나현주 의령동부농협 감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발장을 제출한 뒤 12월 28일과 지난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경남경찰청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피고발인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유제 기자 pyj8582@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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