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이든 수사든 맞설 것…계엄은 통치행위, 내란 아냐"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4-12-12 11:06:25

대국민담화 "野,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계엄은 패악 경고"
"내란으로 보는 건 헌법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리는 것"
내란죄 논란 겨냥 "국회 관계자 출입을 막지 않도록 했다"
"점검 거부 선관위 상황 심각"…법률안 재가하며 권한 행사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비상계엄 선포는 야당 패악에 경고하기 위해 한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지금 야당은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며 광란의 칼춤을 추고 있다"며 "탄핵남발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특히 '내란죄' 혐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야권을 겨냥해 "저는 국회 관계자의 국회 출입을 막지 않도록 하였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국회의원과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국회 마당과 본관, 본회의장으로 들어갔고 계엄 해제 안건 심의도 진행된 것"이라는 논리다. 또 "저는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계엄군 지휘부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직접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회 무력화' 시도의 정황으로, 헌법 위반이자 내란죄 혐의를 뒷받침한다는 해석이 적잖다. 윤 대통령 담화는 비상계엄 목적을 부각하며 내란죄 논란을 반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담화에서 계엄사태를 사과했는데, 닷새 만에 이를 뒤집는 입장을 밝혀 비판 여론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불가피성과 정당성을 적극 부각했다. "거대 야당의 의회 독재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이라는 논리다.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는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고 오로지 국회의 해제 요구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어 "이것이 사법부의 판례와 헌법학계의 다수 의견임을 많은 분들이 알고 있다"며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고 못박았다.

 

윤 대통령은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를 나라를 망치려는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우리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의 탄핵 추진 의도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 단 하나"라고 단언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서라도 자신의 범죄를 덮고 국정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국헌 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거대 야당은 국가안보와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드론을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이 있었다"며 "이들의 스마트폰과 노트북에서는 최소 2년 이상 한국의 군사시설들을 촬영한 사진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권 당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박탈한 것도 모자라 국가보안법 폐지도 시도하고 있다"며 "도대체 어느 나라 정당이고 어느 나라 국회인지 알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차마 밝히지 못했던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며 선관위에 대한 문제를 제시했다. 

 

지난해 하반기 선관위 등에 대한 북한 해킹 공격 후 국가정보원이 점검에 나섰을 때 다른 기관들과 달리 선관위는 점검을 거부했다고 했다. 선관위 부정채용 사태 후 국정원 점검을 수용했으나 일부 시스템 장비 점검에만 응했다는 게 윤 대통령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며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 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계엄 사태 당시 계엄군이 중앙선관위를 점거했던 것을 두고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 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담화 후 국무회의에서 통과한 법률안 21안과 대통령령(시행령)안 21건을 재가했다. 대통령직을 유지하며 국정운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비친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민주당이 네 번째로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대한 특검법이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반대 당론'을 정했지만 이탈표가 나왔다. 김 여사 특검법에 권영진·김예지·김재섭·한지아 의원 4명이, 내란 특검법에는 안철수·김예지·김용태·김재섭·한지아 의원 5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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