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나이폴 별세
윤흥식
| 2018-08-12 10:19:23
직설적인 발언으로 논란 일으키기도
지난 200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의 영국 작가 비디아다르 나이폴이 85세를 일기로 11일(현지시간) 런던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AP통신이 가족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작가의 부인인 나디라 나이폴은 그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숨을 거두었으며, 창작을 위한 노력과 열정 속에서 충만한 삶을 살다가 갔다"고 말했다.
1932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인도계 이민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나이폴은 20대에 영국으로 이주해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1957년 처녀작 "신비한 안마사"로 문단에 나왔다. 이후 10여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주로 식민주의와 식민지 문화유산을 다룬 작품을 많이 썼다.
그는 생전에 식민주의의 그늘을 고발하는 소설을 썼지만, 자신이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태어난 것을 “실수”였다고 말하는 등 철저하게 제 1 세계(구체적으로는 영국인) 시민으로 살고자 했다.
그는 인도를 ‘노예사회’라고 부르고, “아프리카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하는 등 거칠고 직설적인 언행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도 여인들이 이마에 점을 찍는 것은 자신의 머리가 비었다고 실토하는 것과 같다”고 발언함으로써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들은 대부분 식민통치가 개인에게 남긴 정신적 외상을 다루고 있다. 처녀작인 ‘신비의 안마사’와 ‘비스워스씨를 위한 집’(1961)에서 그는 서구 사회로 편입해보려는 서인도제도 출신 이민가족의 분투를 그렸다. 1971년에 발표한 ‘자유국가에서’를 통해서는 제3세계 사람들의 불안정한 삶을 묘사했다.
이로 인해 나이폴은 ‘유럽 대륙에 뿌리내리고 살면서도 제1세계가 제3세계에 입힌 상처를 고발해온 역사의 증언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폴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인종과 국가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공통분모는 혼란스러운 세계 속에서 고통받고 방황하는 '개인'들이다. 그는 아시아적 가치와 서구적 가치 사이에 놓인 국외자들의 방황과 운명을 영국적인 필체로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2001년 나이폴을 그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 대표작인 ‘당혹스런 도착’등 여려편의 작품을 통해 나이폴이 식민시대의 황혼을 생생한 이미지로 그려냈다”고 평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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