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지는 차기 경쟁…與지지층서 오세훈·한동훈·홍준표·원희룡 박빙
박지은
pje@kpinews.kr | 2024-12-26 11:34:20
계엄사태 후 韓 1강 체제에서 '4강 구도'로 재편 양상
전체 대상에선 유승민 18.9%로 1위…지지층선 4.2%
洪 "조기 대선 오면 출마할 것"…吳 "출마, 깊은 고민"
劉, 洪과 레밍·배신자 공방…安 "계엄 대국민 사과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은 26일 조기 대선과 관련해 "참 고민이 깊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건 상당히 부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4선 서울시장의 소중한 경험을 나라에서 써야 된다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정말 깊은 고민을 해서 지혜롭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오 시장이 그간 차기 대선 관련 언급을 꺼려왔던 점에 비치면 출마 가능성을 좀 더 열어놓은 진전된 입장으로 풀이된다. 그가 탄핵 정국에서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차기를 겨냥한 행보로 읽힌다.
오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의 2차 출석요구도 거부한데 대해 "옳지 않다"며 수사에 당당히 응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헌법재판관 임명 논란과 관련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당당하려면 임명해야 된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미 '대선 모드'다. 홍 시장은 대구 산격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기 대선이 오면 대선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이 서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나겠느냐"면서다.
그는 최근 핵심 지지층을 잡으려는 극우성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레밍(쥐)", "배신자" 등으로 낙인찍으며 "당에서 쫓아내야한다"고 부르짖는다.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은 경쟁자가 아닌 척결 대상이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싸잡아 "주군(主君)의 탄핵을 초래한 배신자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유모 전 의원이 나를 보고 윤석열 대통령 레밍 1호라고 했다"며 "그는 늘 사욕과 분풀이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신중 모드'다. 그는 KBS라디오에서 "일부 (대선 출마를 시사)하시는 분도 있던데 저는 당 소속 의원이든 누구든 지금 조기 대선을 전제로 출마를 말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특히 "명태균과 연루돼 불법의 증거가 드러난 분들은 나오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홍 시장을 저격한 것으로 읽힌다. 조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우리는 지금 죄를 짓고 당의 입장도 정리가 안 된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안철수 의원은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계엄·탄핵 정국에서 여권 인사 중 성난 민심에 가장 공감하는 적극적 언행을 보였다. 윤 대통령 탄핵안 1차 표결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는데도 홀로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비대위 구성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에 대해 "비상계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헌법재판관은 임명하는 것이 맞다"고 단언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16일 사퇴한 뒤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있다. 친한계 김상욱 의원은 지난 24일 "한 전 대표가 많이 지치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조금 시간을 두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장기 잠행 중이다.
정치권에선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여권 주자들의 경쟁이 흥행을 끌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러 명이 각축을 벌이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독주하는 야권과는 대조적이다.
여론조사공정㈜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범여권 대통령 후보 지지율에서 18.9%를 기록했다. 한 전 대표는 11.0%, 홍 시장 9.1%, 안 의원 8.9%, 오 시장 8.7%였다. 원 전 장관은 5.9%, 나경원 의원 2.0%, 김태호 의원 0.7%로 집계됐다. '범여권 대선 후보로 적합한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27.4%를 차지했다.
유 전 의원은 전지역에서 높은 지지세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가 25.5%로 높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오 시장은 14.8%, 한 전 대표는 10.1%, 원 전 장관은 7.6%였다. 홍 시장은 6.1%에 그쳤다.
국민의힘 지지층(307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오 시장은 19.0%였다. 한 전 대표는 18.8%, 홍 시장 17.4%, 원 전 장관 14.4%로 집계됐다. 4명 모두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안이어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접전 중인 셈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까지는 한 전 대표가 지지율 선두를 달려 '1강 체제'를 유지해왔다. 계엄에 이은 탄핵 정국에서 한 전 대표 지지율이 크게 빠지면서 경쟁 구도가 4파전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 의원, 유 전 의원은 4.2%로 동률이었다. 안 의원은 3.8%, 김 의원 0.9%였다. '없다'는 응답은 8.8%,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8.6%였다. 두 응답을 합치면 17.4%에 달했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유 전 의원 지지율과 관련해 "야권 지지층의 역선택이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3, 24일 전국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ARS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