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보수론' 탄력…비명계 잠룡 용인·중도층 지지율↑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2-25 11:18:45

김부겸 "李, '표현 오해 샀다' 인정…대선 외연 확장은 당연"
박용진 "대선 캠페인 전략"…김경수 "더넓게 아우르자는 뜻"
한국갤럽 중도층 민주 42% vs 與 22%…중도보수론 효과?
與, 견제 안간힘…"중도보수 하고싶다면 실천으로 증명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중도보수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우선 큰 걸림돌이었던 비명계 반발이 잦아들었다. 이 대표가 지난 18일 "민주당은 원래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할 때만 하더라도 후폭풍이 거셌다. "당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잇달았다. 그러나 이 대표와 만난 비명계 주자들이 '공감'이나 '이해'를 표하며 용인해 논란은 정리되는 흐름이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부터), 김부겸 전 국무총리, 박용진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KPI뉴스]

 

또 최근 여론조사 결과 중도층에서 당 지지율이 오른 것이 이 대표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중도보수론 효과로 평가될 수 있어서다. 강성 지지층만 쳐다보던 국민의힘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 견제에 안간힘을 썼다.

 

이 대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13일), 박용진 전 의원(2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24일)를 차례로 만났다.

 

김 전 총리는 25일 "이 대표가 '민주당은 중도보수정당' 표현이 오해를 받을 만하다고 시인했다"고 소개하며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SBS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전날 만남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극우 쪽으로 쏠려가 (중도 보수의) 국민 여론도 우리가 받아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대선을 앞두고 당이 정책적 유연성을 보이는 것은 저도 동의할 수 있다고 했다"며 "국민적 위임을 받았던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다 그러셨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좀 더 화끈하게 이 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정체성 문제가 아니라 득표 확장성 측면으로 볼 때 (대선) 캠페인 전략"이라는 해석을 대신 해준 것이다. 전날 CBS라디오에서다.

 

그는 "'예송논쟁'으로 빠지지 말고 '실사구시'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정책과 법안을 가지고 승부하는 것이 진보이지, 진보라고 하는 간판을 걸어 놓는다고 진보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도 지난 23일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인 전남 신안을 찾아 "탄핵과 대선 과정에서 더 넓게 국민들을 아우르는 국민정당이 되겠다는 취지로 본다"고 이 대표를 엄호했다.


그는 "이 대표의 설명을 들으니 국민의힘이 극우로 간 상황에서 중도·보수에 있는 국민들까지 아우르겠다는 뜻이라고 하더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정체성을 하루 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고 이 대표를 때렸다가 '힘싣기'로 선회한 모습이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국민의힘이 극우 성향을 보이면서 비명계가 이 대표가 표방한 노선을 당의 기반을 온건보수까지 넓혀 여당을 고립시키려는 전략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도 바뀌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여론조사(18∼20일 전국 1002명 대상 실시)에 따르면 중도층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22%였다. 지난주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5%포인트(p) 올랐고 국민의힘은 10%p 떨어졌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중도층에서 급락한 것은 핵심 지지층 결집으로 상승세를 탄 후 처음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대표 중도보수론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충분한 진정성을 담보하고 있는냐가 불분명한 탓이다. 이 대표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가 번복하는 행보가 이어지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이 대표가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적용예외 조항'에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노동계 반발에 후퇴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민주당이 전날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기업이 적극 반대하는 상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파고 들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은 기업의 경영 활동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반기업적 법안으로, 기업 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대표가 정말 중도 보수를 하고 싶다면 시장을 왜곡하는 악법부터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노조의 파업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노란봉투법의 최대 수혜자는 민주노총이고 최대 피해자는 기업"이라며 "민주당은 당장 이 악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말 중도 보수를 하고 싶다면 실천으로 증명하라"고 압박했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실용주의 미명 아래 이재명 대표는 국민들이 어떤 정책이 진짜인지 헷갈리게 만들고서는 자기에게 표가 될 만한 정책만 추진하려는 얄팍한 술책을 부리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p, 응답률은 14.1%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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