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고산동 물류창고 백지화에 숨겨진 퍼즐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5-02-05 09:37:58
풀어보면 물류창고 높이 저층 민영 임대아파트 추진하는 듯
김동근 시장이 4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락‧고산‧용현 통합 생활권 구축 위한 트리플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김 시장이 그림 화면을 넘기면서 소개한 내용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 보다는 아파트 단지로 변모한 동편의 세 곳을 묶어 하나의 세트로 재포장한 것이었다.
그런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는 3년째 마찰을 빚고 있는 고산동 물류창고 문제가 빠져있었다. 질의응답에서 한 기자가 "김 시장의 공약인 물류창고 백지화가 상생협약과 후속협약까지 왔는데 과연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스마트팜한다고 그 땅을 풀어놓고 물류창고로 변경해서 토지가치가 한단계 상승했다. 용도로 바꿀 때 또다른 혜택을 주면 안된다"면서 "그래서 공공성을 높이는 대체사업 부지로 잠정적으로 정해놓고 현재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결론을 내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지금 진행하는 대체사업은 거의 유일한 사업이다. 두 달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서 대체사업을 논의했는데 장관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이 답변에서 '땅값 얼마나 올랐나' '또 다른 혜택을 주지 않을 공공성 높일 대체사업이 뭔가' '국토부 장관과 논의할 정도의 사업이 뭔지' 등 낱말 퀴즈를 띄웠다.
알고 보면 퀴즈는 어렵지 않다. 우선 땅값 문제는 jtbc의 '그린벨트 풀어줬더니 1000억 원 땅장사' 리포터와 일맥상통한다. 담당부서에서 이 리포터에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했으나 김 시장이 배포를 막은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사라진 보도자료에는 "1000억 땅장사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금액이 확인된 바 없다"고 되어 있었다.
두 번째 문제는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싫어하는 물류창고를 백지화하려면 그곳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이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그런 소문이 구체적으로 떠돌았다. 사업자에게 또다른 혜택을 주지 않으려면 고층 아파트를 허용할기 어렵다. 공공성을 높이려면 임대아파트로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김 시장이 언급한 대로 국토교통부장관을 통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도시지원시설부지에 들어설 물류창고 대신 아파트를 지으려면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토지용도를 바꿔야 한다. 물류창고업자에게 사업성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새로 짓는 임대아파트를 국토부 산하 토지주택공사(LH)에 넘기는 게 가장 좋다. 마침 LH경기북부지사가 의정부에 생겼다.
이 3개의 낱말 퀴즈를 가로세로 짜맞추면 물류창고 높이의 저층 민영 임대아파트를 지어서 LH에 떠넘기는 걸로 가닥 잡힌다. 하지만 비싼 땅에 민간이 저층 아파트를 지어서 타산을 맞출 수 있을지, 창고사업자가 조달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조건에 해당할 수 있을지 등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물류창고 대체사업은 상반기에 결론을 내는 것을 목표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자체 검토하면서 국토부와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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