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월급 루팡' 새내기 아웃시킬 중징계 '불발'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4-04-22 09:41:04
출장비 부정수급을 따지는 게 아니라 공무원 행태를 보는 사실 간과
"9급 시보에게 출장 책임 떠넘겨서야 청렴도 비난을 피할 수 있겠나"
양주시가 '월급 루팡' 출장 사실을 SNS에 퍼뜨린 새내기 공무원 A를 공직에서 '아웃' 시킬 수 있는 중징계를 진행했으나 경기도징계위원회의 경징계 결정(KPI뉴스 4월 18일 보도)으로 불발에 그쳤다.
루팡 논란에 휩싸인 현직 공무원들이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6개월간의 시보임용 기간에는 공무원 신분을 보장 받지 못하는 시설직 9급 시보 A를 배척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양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월급루팡이 있다는 곳이 여기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그대로 남아있다.
또 회천신도시연합회 주민들은 자유게시판에 '양주시 청렴도 꼴찌 이유가?'라는 제목 밑에 '양주시청 공무원은 월급루팡… 9급 공무원 인스타 글 화제, 강수현 시정에 시민 분노'라는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지난 1월 12일 A가 시청에 출근한 지 5일 되는 날 장흥면 일대 개발제한구역 불법행위 단속에 나갔을 때 있었던 일을 SNS에 올린 것과 관련된 얘기다.
공무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월급루팡' 얘기는 곧바로 청렴도 문제로 옮겨갔다. 실제로 양주시 공무원의 종합청렴도는 2022년 4등급, 2023년 3등급 수준이었다. 2018년에는 최하위 5등급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에서 "허위출장으로 충분히 오해할 만한 게시글로… 시 공무원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철저히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양주시 관계자는 "시청 홈페이지와 지역 커뮤니티에서 '월급 루팡'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었다"고 곤혹스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시는 이 조사에서 A가 지방공무원법 제55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으로 강등이나 정직 등 중징계를 해야 한다고 서둘러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중징계의 경우 경기도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게 되어 있는데 경기도징계위가 중징계가 아닌 가장 낮은 견책으로 경징계 결정한 것이다. 그런 수준의 징계라면 자체적으로 처분할 수도 있었다.
또 시가 입장문에서 밝힌 것처럼 A가 그날 같은 팀 선임 B의 출장에 동행한 것을 전제로 결론을 이끌어 냈으나 시청 홈페이지 조직도에는 A가 장흥면 개발제한구역 불법 단속 담당자로 되어 있다. 단순 동행이 아니었다. 또 이들의 출장지가 장흥유원지 일대였고 다른 팀원 2명을 그곳에서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새내기가 보고 느낀 대로 적은 것을 허위로 보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시가 처음부터'허위 출장' 여부를 따져 책임을 피해 가려는 것에 급급해 하는 동안 시민들이 출장비 부정 수급을 따지는 게 아니라 공무원들의 근무 행태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이같이 양주시가 급하게 입장문을 내고 출근한 지 몇 일 되지 않은 9급 시보 공무원을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몰아붙인 것과는 달리 중징계에 실패한 뒤에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흐지부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공무원 출근 첫 주에 현장에 나간 9급 새내기에게 출장 중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떠넘겨서야 공직사회의 행태와 청렴도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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