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시를 노래하다...시의 날 행사 성황리 열려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1-02 08:04:50

"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상 옆에서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이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무대에 선 연극배우 손숙은 애틋한 음성으로 시를 낭송했고, 여기에 맞춰 춤을 추는 무용수는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애절한 심정을 몸짓으로 수놓았다.

한국시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이날 제37회 '시의 날'을 기념하는 시 낭송회 '광화문에서 시를 노래하다'를 시민과 시 애호가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었다.

 

▲ 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37회 시의 날 기념 시 낭송회에서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한국시인협회 제공]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은 축사에서 "1908년 11월 1일 최남선 시인이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발표한 뒤 한국 시의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명멸했다. 시의 날은 최초의 신시(新詩)가 발표된 뜻깊은 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며 이날 시 낭송회의 의미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박정자 배우가 서정주의 '광화문'을 낭송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 오세영 시인은 "이 시를 세종대왕께 바친다"는 설명과 함께 '아아, 훈민정음'을 읊었다.

신달자 시인은 광화문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개관 기념 축시 '대한민국의 기적 우리가 만들었습니다'를 결연한 목소리로 낭송했다.

이날 낭송회에서는 지난달 별세한 김남조 시인을 비롯해 김규화, 최은하 등 올해 세상을 떠난 시인들을 기리는 시간도 마련됐다.

나태주 시인은 영결식 당시 지어 올렸던 '시의 어머니 - 김남조 선생님 소천에'라는 시를 낭송했으며 김성녀 배우는 김남조 시인의 대표작 '겨울 바다'를 해금 연주와 함께 아련한 음성으로 읽어 내려갔다. 
 

▲ 시 낭송회에서는 연주와 가곡 등의 공연이 함께하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국시인협회 제공] 

 

이어서 재능시낭송협회 회원들의 무대가 펼쳐졌고, 소프라노 김희정은 정지용의 시 '고향'을 원작으로 한 가곡 등을 불렀다.

이날 행사는 출연자들 전원이 박목월의 '나그네'를 합송하는 가운데 내년 낭송회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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