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4일 檢 출석은 불발

박지은 / 2023-09-01 17:39:07
李 "정권 폭주 막을 방법 단식 투쟁 외에는 없어"
쌍방울 대북송금 출석…'방탄 단식' 여론 차단 의도
檢 "2시간만 조사하긴 어려워…예정대로 응해달라"
민주당 "檢, 출석 거부…정치 수사 흠집 내겠단 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일 국회 본관 앞 천막에서 이틀째 단식을 이어갔다. 단식 장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당무도 봤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제 단식 때문에 전날 많은 분이 이곳을 찾아줬는데 꼭 이렇게 해야 하느냐는 말이 많았다"며 "제 대답은 '이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지금 정권의 퇴행과 폭주, 민생·국정 포기 상태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데 일방적인 폭력 사태를 묵과할 수 없지만 막을 다른 방법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금이라고 정상적 국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정권이 대국민 선전포고한 이후에 국무총리, 장관들 태도가 많이 바뀌었단 얘기를 듣게 된다"며 "매우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태들이 일종의 지침과 지시에 따른 것 아닌가라는 의심까지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또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하겠다는데 창씨개명이 떠오른다"며 "처리수가 아니라 청정수라고 하는 게 어떨까"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오는 4일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수원지검에 출석하기로 했다. 무기한 단식이 검찰 소환 조사를 피하기 위한 '방탄 카드'라는 여당 공세와 비판 여론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이번에 검찰에 출석하면 다섯번째가 된다.

강선우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출석하는데 조절 불가능한 일정을 고려할 때 4일에는 1차로 오전 조사를 실시하고 그 다음주 중 검찰과 협의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이 같은 일정은 오전에 검찰에 전달됐고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와 검찰이 조사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여 4일 출석은 사실상 불발됐다. 양측은 각각 "대표 측의 일방적 통보다", "검찰의 출석 거부다"라며 맞대응을 이어갔고 결국 이 대표 측이 '4일 불출석 의사'를 검찰에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은 이날 오후 문자풀을 통해 "오늘 오후 이 대표 측 변호인은 다시 수원지검에 '4일 이 대표 출석은 어렵다'고 통보해왔다"며 "검찰은 예정대로 이 대표가 일반적인 피의자의 출석과 조사에 관한 형사사법 절차에 응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검찰은 이 대표가 4일 오전 조사만 받겠다고 하자 "수원지검은 최초 지난 달 30일로 조사 일정을 정해 출석 요구했으나, 이재명 대표의 '불가' 입장에 따라 다시 출석 요구한 이달 4일 오전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준비된 전체 조사를 진행하겠음을 변호인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 출석을 거부했다"며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원하는 대로 조기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검찰이 진실을 밝히는 것에는 관심 없고 오직 정치 수사로 이 대표와 민주당에 흠집을 내겠다는 의도 외에는 다른 해석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비상식적인 정치 수사를 다시 한번 규탄한다"고 말했다.

4일 출석이 물건너가면서 소환조사는 이 대표가 당초 밝힌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11∼15일)'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단식 응원이 잇달았다.

박성준 대변인은 CBS라디오에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담아 단식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YTN라디오에서 "민주주의가 파탄나고 있기에 제1당 대표로는 반드시 강한 투쟁을 해야 한다. 단식을 선택한 건 아주 잘한 일"이라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의원들의 동조 단식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논의된 바는 없지만 의원들도 고민할 것같다"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국민의힘은 '사법처리 회피용·내분 차단용 단식'이라고 맹비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단식"이라며 "'아니, 왜?'라는 질문부터 나온 게 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단식은 사법처리 회피용 단식, 체포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내분 차단용 단식, 당권 사수를 위한 단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는 마지막 수단은 방탄 단식이 아니라 이 대표의 사퇴일 것"이라며 "이 대표는 곡기를 끊을 게 아니라 정치를 그만둬야할 사람"이라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 단식 효과를 평가절하하는 의견도 줄이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전날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 같이 극단적으로 가면 뭐가 효과가 있을 것 같지만 별로 효과도 없다"며 "단식 오래하면 건강만 해로워질 테니까 너무 오래 단식할 생각은 안 하는 게 좋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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