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체성 확고한 방향 잡아야...철 지난 사기 이념 안돼"
수도권 위기론 화두…김기현 "좋은 인재 모셔 민심 다가가야"
안철수·윤상현 "위기의식 가져야" "인재영입 준비 서둘러야"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국가를 기업에 빗대 국정 운영 철학을 강조하며 전임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전부 분식회계에다 내실이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기업도 망하기 전에 보면 아주 껍데기는 화려하다. 그런데 그 기업을 인수해보면 아주 형편이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자금도 없는데 사람은 또 많이 채용해 직원 숫자도 많고 벌려놓은 사업도 많다"며 "하나하나 뜯어보면 전부 회계가 분식이고 내실로 채워져 있는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게 표를 얻기 위해 막 벌려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인지 알 수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토로했다. 전임 문재인 정권을 혹평한 발언으로 읽힌다.
윤 대통령은 "돈은 없는데 사장이 벤츠 S600 같은 고급 승용차를 굴리고 해서 안 망한 기업이 없지 않나"라며 "정부도 선거 때 표 좀 올려보려고 재정 부풀리고 국채 발행해 나라 재정이 엉망이 되면 대외신인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어갈 그런 철학이 이념"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공안 기관, 법 집행 기관, 또 경제 정책들을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니 정말 표도 안 나고 조금조금씩 내실있게 만들어 가는 데 벌써 1년 서너달이 훌쩍 지났다"고 회상했다.
또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은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현재 좌표가 어딘지 분명히 인식을 해야 제대로 갈 수 있다"며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매몰되는 게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이념"이라고 못박았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고리로 야권이 대여 공세를 벌이는데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도대체 과학이라고 하는 건,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니까, 이런 세력들과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나가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가려고 하는데 뒤로 가겠다고 하면 그것은 안 된다"며 "더 근본적으로 통합과 타협을 어떤 가치, 어떤 기제를 갖고 할 것인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스스로 국가 정체성에 대해 성찰하고 우리 당정에서만이라도 국가를 어떻게 끌고나갈 것인지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중국·북한의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과 관련한 논란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마무리하며 오른손 주먹을 쥐고 "우리 국민의힘 파이팅"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여당 의원들과 국무위원 등 참석자들도 구호를 따라하며 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여당 연찬회를 챙겼다.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이날 연찬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총출동해 9월 정기국회 대응 전략을 공유하며 내년 총선 '필승'을 다짐했다. 국민의힘 의원 111명 중 110명이 나와 출석률 99.1%를 기록했다.
흰색 와이셔츠를 맞춰 입고 집결한 이날 행사에선 총선이 임박하면서 화두로 부상 중인 '수도권 위기론', '인물론'이 테이블에 올랐다.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선거를 가지고 여러 가지 (당내) 논란을 벌이는 것은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수도권 선거에서 우리가 어렵지 않았던 때가 딱 한 번 빼고는 없지 않았는가"라며 "그만큼 우리가 더 심혈을 기울여서 수도권 민심 다가가기에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당이 전국 선거를 주도하려 한다면 무엇보다 좋은 인물이 앞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며 "천하 인재 이야기합니다만 천하 인재를 모셔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파는 초월하고 개인적 호불호는 아무 상관 없다.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 적극 모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권 중진인 안철수·윤상현 의원은 연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위기론'을 재차 언급하며 여당의 인재 부족과 정책 부재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안 의원은 "작년 지방선거 때 사실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대거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됐다"며 "그러다 보니 지역마다 알려진 분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원래 수도권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 힘든 지역이지만, 특히 지금은 여당에 인재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수도권 위기론은 당을 위한 충정, 또 총선 승리 특히 당 지도부를 보강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며 "지금 제대로 된 인물들이 없다고 우리 당내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다. 선거가 7개월 남았기 때문에 지금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찬회는 이날 오후 1시30분 윤 원내대표 개회사로 시작했다.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 등이 특강한 뒤 부처 장·차관 및 관계자와 함께하는 토론과 단합의 시간 등이 진행됐다. 행사장에는 윤 대통령이 의원 응원을 위해 보낸 커피 선물이 눈에 띄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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