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문회, '아들학폭·언론장악 의혹' 공방만…"한방 없었다"

장한별 기자 / 2023-08-18 16:26:11
李, 文정부때 언론사 적폐청산위에 "홍위병 운동과 유사"
"KBS, 정파적 보도 쏟아내는 시스템 선교정후 지원 강구"
"(종편) 점수조작은 중대범죄행위…6기선 절대 없을 것"
여야 시종 충돌…장제원 "마지막 발악", 민주 거센 반발
여야는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 언론장악과 아들 학교폭력 의혹을 놓고 시종 일관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의혹을 거세게 추궁하며 이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이 후보자에게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 후보자는 쟁점마다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를 엄호했다. 특히 '윤핵관'이자 방송통신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이 적극 나서 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 공영언론사에 설치된 '적폐청산위원회' 성격의 위원회들에 대해 "이른바 홍위병 운동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막후에 누가 있었는지, 누가 지휘하는 보이지 않는 손인지 사실은 알고 있지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라며 "그것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KBS, MBC, YTN, 연합뉴스에는 '적폐'를 청산한다는 명분으로 '정상화위원회' 등으로 명명된 위원회들이 잇달아 신설돼 내부 감사 등을 주도했다. 이런 위원회들은 상당수 언론인들을 '적폐'로 몰아 불이익을 주는 바람에 큰 부작용을 낳았다. 당사자들의 반발과 법적 투쟁 등이 이어졌고 위법 판단을 받은 위원회 조치들이 적잖았다.

이 후보자는 현 5기 방통위를 평가해달라는 주문에는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특정 종편을 탈락시키려는 목적으로 보입니다만, 점수를 조작한 사건은 중대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감히 말씀드리지만 6기에서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KBS에 대해선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 없다"며 "정파적 보도를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그런 시스템을 먼저 교정한 후에 필요하다면 지원도 강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뉴스의 소비자인 시청자에게 유익하고 올바르고 공정한 내용을 전달해 국가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공영방송의 기본 자세"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언론관도 똑같다. 정권의 편을 들어달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들 학교폭력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는 "고(故) 박원순 전(前) 서울시장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봤다고 폭로했던 분을 '피해 호소인'이라고 규정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이번에는 또 자기가 학폭 피해자가 아니라는 사람을 학폭 피해자라고 규정하는 이 논리적 모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라고 반박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재직시 국가정보원을 이용해 언론 장악 관련 문건 작성을 시도했다는 의혹에는 "시민단체에서 고발해 검경 수사가 곧 시작되면 어느 정도 진실이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자녀 학교 폭력 사건 당시 학교에 외압을 행사했고 이명박 정부 때 홍보수석으로 언론 장악을 주도했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서동용 의원은 "아들이 다른 친구를 두드려 패고 했던 내용이 기재돼 있는 진술서라면 아들에게 물어보고 잘못했으면 훈계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진술서에는 (이 후보자 자녀가) 휴대전화를 뺏어서 게임하고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히게 하고 매점에서 자신의 것을 사라고 강제해서 돈을 쓰게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고 지적했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자녀 학폭 당시 담임선생님이 언론 인터뷰에서 심각한 학폭이었다고 후보자의 해명과 완전히 배치되는 내용을 말했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동관이라는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보고받거나 요청했던 국정원 문건들이 한 30여 건 정도 발견됐다"며 "국정원으로부터 주로 민정수석실, 홍보수석실, 안보수석실 등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정문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동조하거나 보수 우파 목소리를 대변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언론만 격려하는 것이 '프레스 프렌들리'(언론 친화)인가. 이것은 'VIP 프렌들리'(대통령 친화) 아닌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은 자녀 학폭 사건은 학생 간 화해로 전학 조치됐고 왜곡된 뉴스에 대해 언론과 이야기하는 것은 홍보수석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맞받았다.

홍석준 의원은 "당시 학생들이 화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고, 학생들이 친구가 강제 전학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안다. 이 후보자가 압력을 행사해 학폭위를 열리지 않게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며 이 후보자를 편들었다.

이 후보자는 "언론을 통해 (진술서 내용을) 뒤늦게 봤고 아들한테 사실을 물어봤다. 10차례 불러 물어봤다"면서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갈취나 휴대전화를 뺏거나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두현 의원은 "청와대 동정이나 정책 관련해서 왜곡된 보도 또는 오해에 의한 보도가 있으면 그냥 두는가. 잘못 안거니까 바로 잡아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잘못된 뉴스가 있다면 기사 작성자에게 또는 책임자에게 잘 설명해서 접점을 찾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엄호했다.

이 후보자는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정원에 언론 장악을 지시했다는 야당의 주장엔 "제가 만약 관여했다면 엄혹한 적폐 청산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장제원 의원은 7분 발언 기회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이 후보자를 이렇게까지 모욕하고 인격살인 하는 건 도둑이 제 발 저리기 때문이냐"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이란 생각이 든다"고 쏘아붙였다. 특히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저는 이번 청문회 현장이 내로남불의 극치라고 생각한다"며 "현직 판사를 청와대 비서관으로 데려가는 인사를 했던 문재인 정권에서 일하셨던 분들이 지금 이동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에 대해서 문제를 삼고 있다"고 저격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장 의원이 문재인 정부 이야기를 꺼내자 고성을 지르며 집단 반발했다. 윤영찬 의원은 "이동관 청문회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다른 사람도 아니고 위원장이 편파적으로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거냐"고 항의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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