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중-윤석열 각별한 부자사이…尹대통령, 이틀째 빈소 지켜

박지은 / 2023-08-16 10:34:40
한양대 재직 때 카메라로 아들 사진 찍고 또 찍어
尹 대통령에 "잘 자라줘서 고맙다" 마지막 말 남겨
尹 대통령 가치관 정립에 큰 영향 미친 '제1 멘토'
경조휴가 내고 조문객 맞아…17일 장례 후 美 출국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에서 이틀째 조문객을 맞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30분쯤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장례식장에 도착해 빈소를 지켰다. 빈소에는 전날에 이어 고인의 지인과 제자, 여야 정치인 등이 찾아와 조문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빈소를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16일에도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다.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조문 후 기자들에게 "개인적으로 상당히 친숙한 사이였다"며 "대통령 부부를 만나 일찍 가신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윤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에 교수로 재직하며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찬 광복회장과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부겸 전 국무총리, 정우택 국회부의장, 국민의힘 정진석·김태호·장제원 의원, 정의당 이정미 대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조 휴가를 내고 대통령실에 출근하는 대신 외부에서 참모들로부터 현안 보고를 받고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오는 17일 오전 중으로 삼일장 절차를 마치고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고인은 생전에 윤 대통령을 각별히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가 별세하면서 부자지간에 있었던 일화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령실이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고인의 아들 사랑이 곳곳에 묻어난다. 사진에는 1958년 연세대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한 윤 교수가 1961년부터 한양대에서 전임강사로 재직할 시기 카메라를 구매해 자주 찍은 가족들 모습이 담겼다.

▲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직접 찍은 윤 대통령 어린 시절 모습. 윤 교수는 지난 15일 별세했다. 대통령실은 고인이 생전에 찍은 가족 사진들을 공개했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참모들 사이에서도 윤 대통령과 부친의 남다른 사이는 널리 공유된 사실이다.

1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학창시절 성적이 떨어지면 모친인 최정자 전 이화여대 교수가 호되게 혼냈으나 윤 교수는 달랐다고 한다. 평소엔 엄격하면서도 자상하게 격려해 주는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성적이 나쁘게 나온 날 집 앞에서 빙빙 돌며 부친이 올 때까지 기다리다 함께 집에 들어가며 모친에게 성적표를 보여준 일도 있었다.

그런 만큼 윤 대통령은 부친을 잘 따랐다. 윤 교수가 집에서 동료 교수와 대화하다 "석열아 지금 와서 노래 한 곡 불러봐라"라고 하면 윤 대통령은 공부하다 달려와 노래를 부른 뒤 돌아갔다는 얘기도 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대선 직전 부친을 '제1의 멘토'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밖에서 해외 유명한 학자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와 부친에게 여쭤보면 윤 교수는 서재로 데려가 그 학자의 책을 소개해 줬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최근 건강이 악화해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전날 오전 별세했다. 고인은 생전 의식이 있을 때 윤 대통령에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대광초 5학년일 때 학급 신문 편집장을 맡아 학급 신문을 펴내며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꿈꿨다고 한다. 여기에도 학자로서 부친의 면모와 분석력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한 참모의 설명이다.

한국통계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고인은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윤 대통령 가치관 정립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윤 대통령이 1979년 서울대 법대에 들어가자 부친이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를 선물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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