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풍속 초속 33~44m 미만, 달리는 열차 탈선할 정도
기상청 "상륙 뒤 하루 체류"…다른 태풍보다 길게 때려
중대본 3단계 상향…尹 대통령, 긴급 점검회의 개최 제6호 태풍 '카눈'이 자꾸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태풍 중심이 한반도를 관통하며 수도권을 지나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비상 모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일 오후 5시부로 위기경보 수준을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최고 단계인 3단계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카눈 대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이날까지 휴가였으나 태풍 우려 때문에 하루 먼저 업무에 복귀해 대통령실에 출근했다.
각국 기상당국의 카눈 예상 경로는 서쪽으로 이동해 왔다.
기상청은 전날 오전 브리핑에서 카눈 상륙 지점을 '경남 남해안'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정보에선 '이날 오전 9시 일본 가고시마 남쪽 300㎞ 해상을 지난 카눈이 9일 오후 9시 서귀포시 동남쪽 220㎞ 해상을 거쳐 10일 오전 9시 경남 통영 서쪽 30㎞ 해상까지 북상하고 이후 상륙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해안'으로 범위를 넓혀 전남 남해안에 상륙할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기상청이 이런 예상 경로를 제시한 시점은 전날 오후 10시 태풍정보부터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관련국 기상당국도 시점이나 폭은 다를지언정 태풍의 이동 축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계속 조정해왔다.
카눈은 예상 경로뿐 아니라 실제 경로도 자주 방향을 틀었다. 티베트고기압, 북태평양고기압, 적도고기압에 둘러싸인 상태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카눈의 위치와 고기압 세력에 따라 카눈이 타고 움직이는 지향류가 바뀌었다.
현재 카눈 자체의 세력과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세, 우리나라 북쪽에서 대기 상층으로 유입되는 기압골 등이 경로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국 기상청과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 최신 예상 경로에 따르면 카눈의 중심이 수도권을 지난다. 일본과 중국, 대만 기상청은 카눈이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충남을 거쳐 수도권을 '진행 방향 오른쪽'에 두고 북서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이 진행 방향 오른쪽에 든다는 점에서 카눈의 경로가 서쪽으로 이동하는 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태풍 주위의 바람은 중심을 향해 반시계 방향으로 분다. 중심 오른쪽이 왼쪽보다 바람이 강하다.
특히 카눈은 우리나라를 지날 때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이 300㎞ 안팎에 달할 것이기 때문에 전국이 위험권이다. 우리나라 국토 동서 폭 평균이 약 300㎞로 카눈 영향권에 모두 들어가게 된다.
더구나 카눈이 우리나라 남쪽에 있을 때부터 카눈 북쪽 비구름대와 강풍대가 우리나라에 비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카눈은 상륙 뒤 1일(24시간) 이상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더 많은 비를 뿌리겠고 강하게 바람이 부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륙 시 카눈 이동 속도는 시간당 15~25㎞로 시속 30㎞를 웃도는 보통의 태풍보다 느려서 한반도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겠다는 얘기다.
카눈이 일본 가고시마 남서쪽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면서 가장 먼저 영향권에 들 제주도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태풍 카눈은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35m, 강도 '강'의 상태로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2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 북진하고 있다.
태풍 강도 분류상 '강'은 최대풍속 초속 33~44m 미만으로, 달리는 열차가 탈선할 수 있는 정도의 세기다. 카눈은 이 세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10일 오전 3시쯤 서귀포 동쪽 약 170㎞ 부근 해상을 통과하면서 제주도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제주도 남쪽 바깥 먼 바다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한 상태다. 9일 오후에는 제주도 육상에도 태풍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9일과 10일 이틀간 제주에 최대 순간 풍속 초속 25~35m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 시간당 최고 6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 강수량은 해안 100~200㎜, 중산간 300㎜, 산지 400㎜ 이상이다. 이는 전날 예보보다 50~200㎜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강풍으로 인해 해상에서도 최고 8m에 이르는 매우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예보에 제주를 오가는 여객기와 여객선들은 일찌감치 사전 결항되고 있다.
제주도는 9일 오전 9시 비상 2단계에 이어 오후 6시에 비상 3단계를 발령, 도민 안전 확보와 피해 최소화에 총력 대응한다고 이날 밝혔다. 비상 3단계는 자연재해 대비 최고 단계다.
중대본은 이날 태풍 내습에 대비해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반지하, 급경사지, 지하차도, 하천변, 해안도로, 방파제 등에 대한 긴급 점검을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또 필요한 곳은 사전 통제조치와 주민 사전대피를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지하차도, 하천변 등 위험지역에 대한 빈틈없는 사전통제와 선제적인 주민대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과 참모, 한덕수 국무총리와 17개 부처 장관, 청장, 시도지사들이 대면 및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라며 "태풍 대처 종합 상황과 관계 부처 안전관리 대책 등과 함께 잼버리 안전관리 대책도 보고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또 국방혁신위원회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참석자들과 만찬도 함께 할 예정"이라며 "합동군사전략, 드론작전사령부 작전수행 방안, 중기 국방재원 배분 대책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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