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고속道 충돌…원희룡 "거짓선동 중단시 재추진" vs 野 "사과하라"

박지은 / 2023-07-26 15:12:07
元 "백지화 선언, 불가피한 선택…최악 막기 위한 차악"
"이해찬·이재명 지시로 선동" vs 민주 "대표가 친구냐"
元 "행신동 1082번지 아냐"…한준호 "어떻게 아느냐"
여야 고성·항의…野 "기만적 자료 공개, 元 사과 필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서울-양평 고속도록 노선 변경 특혜 의혹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현안 질의를 위해 열린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여야 간 고성, 항의 등으로 어수선했고 끝날 때까지 날카로운 공방으로 진통을 겪었다.

우선 원 장관이 선언한 사업 백지화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장관이 백지화를 선언하면 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백지화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원 장관은 "실질은 중단이다. 하지만 중단이 무기한 가게 되면 무산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민주당의 거짓 선동이 중단되면 당장 오늘이라도 즉시 사업을 추진한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사업 중단이 윤석열 정부 임기 마지막까지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지난 6일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도 의혹이 일정부분 해소되는 등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날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에 필요한 기본·실시설계 비용 약 20억 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은 국토부 관계자가 지난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사업의 전면 백지화 선언을 '충격 요법'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관계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대신 사과했다. 

원 장관은 "백지화 선언을 잘했다고 생각하느냐"는 민주당 김병욱 의원 질의에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이었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 노선 종점(강상면) 부근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한준호(경기 고양을)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의원은 "원 장관이 양평 고속도로 종점 부근에 김건희 여사의 땅이 있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며 "작년 국감 질의를 통해 원 의원이 김건희 여사 땅 지번을 알고 있었다는 것 아니겠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원 장관은 한 의원에게 "행신동 1082번지 무슨 땅인지 아느냐"고 물었고 한 의원은 "그걸 어떻게 아느냐. 지금 뭐하는 거냐"고 반발했다. 이 지번은 한 의원의 고양시 당협 사무실 주소다.

한 의원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일가의 양평땅 지번을 화면에 띄워놓고 원 장관에게 불법 용도 변경 의혹에 대해 질문했는데, 원 장관이 되받아친 셈이다. 지번 외우기가 어렵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다.

원 장관은 "작년 국감에서 (한 의원이) 여러 지번을 놓고 불법이냐고 물어봤기에 확인해 보겠다고 한 건데, 거기에 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지번을 알았다고 (의혹이) 입증됐다고 일방적으로 단정하느냐"며 "자기 당협 사무실 지번도 모르면서"라고 반격했다.

원 장관은 또 "6월 15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특혜 의혹을 들고나오면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다"며 "그다음엔 이재명 대표가 TF까지 만들어 가며 사실상 지시해 왔다"고 말했다. "거짓 선동으로 그동안 여러 번 재미를 봤다. 이해찬, 이재명의 지시에 의해 작동된다"고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왜 이재명이 들어가는가', '제1야당 대표가 친구인가'라고 거세게 항의했다.

원 장관은 민주당 허영 의원이 "애초 원 도로망일 때는 거의 일직선화된 연결 구조가 나왔다"고 주장하자 "언론이 가짜 도면까지 동원해 유포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특정 언론을 지목하며 "자료를 국토교통부라고 인용했는데 저희는 이것을 사법조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김건희 여사의 처가 땅이라는 양평 고속도로 강상면 종점부 땅은 20개 필지 거의가 보존 관리 구역이라 개발이 안되는데, MBC라디오에 나온 교수라는 분이 '아파트 300세대를 지을 수 있는 특혜'라고 하는 데 이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원 장관은 "강 아래 접속부 땅은 상수원 구역이나 수변 구역으로 개발이 금지돼 있다"며 "민주당은 '용도 변경을 해서 개발할 것 아니냐'고 하는데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못박았다.

이날 현안 질의는 전체회의 개의 때부터 험로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허무맹랑 정치모략 국책사업 골병든다'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노트북에 붙였고 야당을 향해 "정치공세" "거짓 선동"이라고 공격했다. 

▲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 노트북에는 허무맹랑 정치모략 국책사업 골병든다', '거짓선동 NO, 전문가 토론 YES'라고 쓰인 스티커(왼쪽)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노트북에는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조사' 스티커가 붙어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국정조사'라는 문구로 맞불을 놓았고 국토부가 관련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았다며 원 장관의 사과를 압박했다.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국토부는 지난 2주간 핵심 자료를 제출하지 않다가 지난 일요일 갑자기 자료를 공개했다"며 "기만적인 자료 공개로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원 장관의 사과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준호 의원도 "현안질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원 장관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박상혁 의원은 "제가 요구한 자료에 대해 홈페이지에도 공개되지 않았다"이라며 "심지어 원본에 있던 것이 빠져 있는 등 누군가 손댄 흔적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국토부는 유례없이 지난 7년간의 (고속도로 사업 관련) 모든 자료 55건을 공개했다"고 맞섰다. 김학용 의원은 "지난달 (특혜 의혹 관련) 첫 보도가 나온 후에 한 달이 지났지만, (이후) 양심선언이나 외압 받은 사람 등이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김민기 위원장은 원 장관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원 장관은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거짓 선동으로 몰고 왔던 (민주당) 전·현 대표 두 분부터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항의가 빗발쳤다. 현안질의는 전체회의 시작 후 1시간 반이 지나고 나서야 진행됐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박지은

박지은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