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컨트롤타워 부재 비판에…尹 "출국 전 수차례 대비 당부"

김경애 / 2023-07-17 19:04:32
대통령실 "저지대 주민 대피 등 구체적 지침 내려"
尹, 공무원들에게 수습책 마련 촉구
우크라 방문에 "러시아 적대화한 적 없어"
집중 호우 기간 윤석열 대통령이 귀국을 미루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면서 재난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는 야권의 지적에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17일 오후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께서 출국하기 전 여러차례 대비를 지시했다. 특히 저지대 주민들을 대피시키라는 구체적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수해에 대응하는 정부가 그 지침을 제대로 이행했는지는 어느 정도 단계가 지나면 점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수해 현장 방문은 오늘 경북 예천으로 끝나는게 아니며 이후에도 여러 현장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경북 예천군 산사태 현장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변인은 "아직 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그치지 않았다. 이번 수해와 관련한 정부 입장은 추가 피해가 없도록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실종자 구조활동을 철저히 한다는 것"이라며 "두 가지가 어느 정도 정리되면 피해 보상 등 향후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재해는) 기후 변화로 기상이 극단화되며 발생한 천재지변의 성격이 강하다. 이런 기상 상황은 우리 예측을 벗어나 극단화되고 있다. 삶의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경험하는 상징적 사고"라고 설명했다.

폭우 피해와 관련한 윤 대통령의 발언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이 "토사가 쏟아지는 모습이 찍힌 CCTV영상을 확보하고 이를 향후 산사태 대응책을 세우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했다.

공무원들에게도 "자연재해에 대해 천재지변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을 가져선 안 된다. 최선을 다해 사고 예방책과 수습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두고 '의도적으로 러시아를 적대국으로 만들었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지적에 대해선 "러시아를 적대화한 적 없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 원칙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최근 유럽 순방 일정을 연장하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한 공격 수위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제헌절 경축식 후 기자들에게 '수해 상황에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안보와 경제, 민생을 생각하면서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윤 대통령의 행보를 지적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집중 호우로) 최근 12년 내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며 "일기예보로 예견돼 있던 상황이었는데 대통령과 여당 대표, 주무 장관 모두 자리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컨트롤타워 부재다. 국가가 없다는 걸 이재민들이 실감했을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은 크게 바꿀 수 없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게 대통령 측에서 나올 이야기인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한민국이 물난리로 고통을 겪을 때 대통령은 자리에 없었고 대통령 부인은 명품 숍을 거닐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귀국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에 정부가 국민을 대하는 자세가 다 들어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거듭된 직무 유기에 의한 대형 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기소할 때 적용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재난 살인'이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 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 마지막 공식 일정은 지난 14일 바르샤바대학에서 폴란드 청년들과 만나는 문화 행사였다. 순방 중 우크라이나 방문이 결정되며 일정이 이틀 더 늘어난 것이다. 다만 국내 심각한 집중호우 상황을 고려해 현지 박물관 방문, 양국 정상 부부간 친교 시간 등의 일정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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