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로 쪼개진 민주당…비명계 31명 '불체포특권 포기' 단독 선언

박지은 / 2023-07-14 15:04:35
31명 "1호 혁신안임에도 당 차원 논의 없어 나섰다"
이상민·조응천·이원욱·윤영찬 등 대부분 비명계
비판 여론 들끓자 독자 행동, 친명 압박…갈등 고조
최대의원 모임도 "의총 결의해야"…포기 선언 촉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31명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14일 선언했다. 또 불체포특권 포기를 의원총회에서 결의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는 당 혁신위가 제시한 1호 쇄신안이었다. 박광온 원내대표가 전날 의총에서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추인이 불발됐다.

친명계가 이재명 대표 눈치를 보느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는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남발하고 있는데, 이에 맞설 불체포특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건 말이 안된다"는 논리를 폈다고 한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의원 31명이 이날 단독으로 포기 선언을 강행한 것이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저희들은 국민이 국회를 신뢰할 수 있는 그 첫걸음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의 권리를 내려놓기 위한 실천으로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고 본회의 신상발언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겠다"고 전했다.

선언에 참여한 31명은 강병원·고용진·김경만·김종민·김철민·민홍철·박용진·서삼석·송갑석·신동근·양기대·어기구·오영환·윤영찬·윤재갑·이동주·이병훈·이상민·이소영·이용우·이원욱·이장섭·조승래·조오섭·조응천·최종윤·허영·홍기원·홍영표·홍정민·황희 의원이다.

면면을 보면 대부분이 비명계다. '유쾌한 결별' 발언의 미스터 쓴소리 이상민 의원을 비롯해 조응천·이원욱·윤영찬·홍영표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비명계 31명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독자 행동에 나서면서 친명계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불체포특권 포기를 수용하지 않으면 당이 망한다고 경고했음에도 전날 의총에서 결의가 불발되자 당 안팎에선 비판이 잇달았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안"이라며 "이에 대해 당차원에서 추가적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민주당 의원들이 혁신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비치고 있다. 저희 의원들이라도 나서게 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향후 당차원에서 의원총회 개최 등을 통해 방탄국회 방지, 불체포특권 포기 등에 대한 민주당 전체 의원의 총의가 모아지기를 바라며 동참 의원들도 추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 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이날 공동성명서를 내고 불체포특권 포기를 의총에서 결의할 것을 요구했다.

더좋은미래는 "민주당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제 식구 감싸기'하는 정당, 허구한 날 계파다툼·집안싸움 하는 정당으로 인식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국민신뢰 회복이 민주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 정권의 부당한 영장청구, 야당 의원의 탄압에 대한 우려는 분명하지만 불체포특권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당의 역량을 총동원해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국민께 한 약속의 중요성을 인식해 불체포특권 포기 의총 결의를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더좋은미래는 "아울러 '방탄을 위한 회기는 소집하지 않는다', '당사자는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임한다'는 등 실질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비명계가 단독 선언에 나서면서 불체포특권 폐지 당론을 놓고 친명계와 갈등 수위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상민 의원은 지난 12일 분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유쾌한 결별'을 언급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동참하는 의원이 20명 이상 모일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동참한 비명계는 30명을 넘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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