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발사…尹, NSC 주재 "北, 더 강력한 제재 직면할것"

장한별 기자 / 2023-07-12 15:28:37
나토 참석 순방 중 첫 NSC 주재, 대통령실 화상연결
"분명한 대가…한미 독자적 군사·외교적 조치 실시"
AP4정상회의선 "도발 묵과못해…국제사회 강력 대응"
ICBM, 6000㎞ 고각 발사…'정찰기 빌미' 대미 무력시위
북한은 12일 동해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최근 미군의 대북 정찰활동을 비난한데 이어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력도발 시위를 벌인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은 오늘 10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 ICBM의 비행 시간과 최고 고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북한 ICBM이 오전 11시13분쯤 낙하했고 최고 고도는 6000㎞라고 발표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해 합참의 상황 보고를 받은 뒤 강력한 대응 방안을 지시했다고 국가안보실이 보도자료에서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현지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NSC는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5시45분(한국시간 오전 11시45분) 개최됐고 서울 용산 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와 화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우리 군은 북한의 어떠한 위협도 억제·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통해 '워싱턴선언'에 따라 확장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응과 제재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북한의 불법 행위엔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일 실시간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3국 간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 등 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한미 간, 그리고 우리가 독자적으로 취할 군사·외교적 조치를 차질 없이 실시하기 바란다"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고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도발은 글로벌 안보협력을 논의하는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이뤄진 것"이라며 "오늘 나토 회의 등의 계기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결속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도발은 아태지역과 세계 평화, 그리고 규범 기반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도발을 묵과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과 결속을 통해 북한의 무모한 행동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윤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총리. [뉴시스]

앞서 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일본 북쪽 아오모리 해상에 낙탄이 됐는데 이는 대서양 안보와 태평양 안보가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며 "우리 AP4는 나토와 연대해 강력한 집단 안보 태세를 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나토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AP4가 지역 안보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P4 정상회의는 소속 국가 정상들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렸다. 윤 대통령은 회의 사회를 맡았다.

NSC 상임위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민생파탄을 외면한 채 무모한 핵모험주의에 집착하면 할수록 북한 정권의 앞날은 더욱더 암담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 주재 NSC는 북한이 ICBM을 발사한 지난해 5월 25일과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같은 해 11월 2일 이후 3번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역대 대통령이 순방 중 NSC를 직접 주재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안다"며 "그만큼 강력하고 신속한 대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ICBM 발사는 지난 4월 13일 고체연료 ICBM인 화성-18형 발사 이후 90일 만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월 14일 북한의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곳에서 하루 전인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 시험발사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애와 함께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일본 정부 발표 대로라면 이번 ICBM은 정상각도(30∼45도)에서 발사되면 1만5000㎞ 이상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넣을 수 있는 사거리다.

최고 고도 등으로 볼 때 이번 ICBM은 신형 고체연료인 '화성-18형'보다는 액체연료인 '화성-17형'일 가능성에 일단 무게가 실린다. 지난 4월 시험발사된 '화성-18형'의 정점고도는 당시 3000㎞ 미만에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화성-18형 성능 개량 가능성 등도 염두에 두면서 ICBM 제원 등을 정밀 분석중이다.

이번 ICBM 발사는 미군 정찰기의 공해 상공 정찰비행을 트집 잡은 도발로 분석된다.

북한은 지난 10, 11일 미군 정찰기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세 건이나 발표하며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없다'는 등 위협한 바 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담화 두 건을 발표했고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을 언급해 주목됐다.

ICBM 발사는 '전승절'로 크게 기념하는 7·27 정전협정일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해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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