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조·특검 요구…이재명 "'김건희 로드', 진상규명"
"前군수, 예타 통과 앞두고 원안 종점 땅 샀다" 보도
리얼미터…尹지지율 39.1%, 2.9%p ↓ "고속道 영향"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전에서 밀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여야가 사업 백지화 책임을 서로 떠넘기려 안간힘을 쓰면서 난타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은 10일 국토교통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검토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라고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적반하장"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쏟아내며 반격에 나섰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의 원안 노선 종점 부근에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와 친척들의 땅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논리대로라면 지금 민주당이 원안을 고집하는 것은 전 양평군수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며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전직 양평군수의 셀프 특혜 의혹부터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 전 군수 일가는 양평군 옥천면 아신리에 1만여㎡(3000여평)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상당수가 노선 원안상 종점으로부터 1.6㎞가량 거리에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됐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며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양평 고속도로 원안은 '정동균 고속도로', '민주당 고속도로'인가"라고 따졌다.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런 걸 적반하장이라고 한다"며 "민주당은 자당의 주장에서 비롯된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해 양평군민들에게 석고대죄하시라"고 압박했다.
김기현 대표는 미국 방문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똥볼'을 찬 것"이라며 "지금 탈출구가 필요한 쪽은 민주당 쪽"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정 전 군수 재임시 그의 아내 박모 씨가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타조사 막바지 단계에서 종점 인근(옥천면) 자택 앞 땅 3필지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억5000만 원을 들여 집 앞 땅 258평을 추가로 산 것이다.
박 씨가 땅을 매입한 시점으로부터 4개월 뒤 예타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정 전 군수는 "집 진입로가 사유지여서 사들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도부는 고속도로 사업 재추진을 위해 노선 변경에 대한 주민투표·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안이 거론되는데 대해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주민투표와 관련해 논의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논란에 대한 여론 흐름이 일단 우호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가 39.1%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에 비교해 2.9%포인트(p) 떨어졌다. 3주간의 오름세를 멈추고 30%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리얼미터 배철호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 결과 공개와 여야 공방보다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관련 의혹이 더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3∼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10일 국토부의 종점 변경 시도 의혹을 '김건희 로드 게이트'로 규정하며 대여 공세를 강화했다.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즉각적인 사퇴와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특검) 추진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전형으로, 그야말로 국정농단"이라며 "어느 선까지 개입된 것인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원 장관이 백지화 소동을 벌여도 본질은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라는 사실을 국민은 다 안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업을 원안대로 추진하고 경솔하고 경박한 원 장관을 경질시키면 논란은 잠재워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야당과 정부, 양쪽 모두 국정조사를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국정조사로 진실을 온전히 밝히지 못하면 특검도 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다른 야당, 시민단체들과 범국민대책위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새로 단장한 당 홈페이지 '블루웨이브'를 선보였다.
새로 도입된 설문조사 코너에는 '원 장관은 김 여사 일가 땅 소유 사실을 인지했다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의원이 (해당 사실을) 자세히 알려줬고 원 장관 본인도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는데, 정말 몰랐을까요'라는 질문이 올라왔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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