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발언'…"방탄 프레임 빌미도 주지 않겠다"
방탄 차단·비명계 요구 수용…총선 위기감 작용
한동훈 "어떻게 실천할지"…김기현 "다시 처리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9일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 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을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고도 했다.
이어 "저를 겨냥해 300번도 넘게 압수수색을 해온 검찰이 성남시와 경기도의 전현직 공직자들을 투망식으로 전수조사하고 강도 높은 추가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재명을 다시 포토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분열을 노리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몰아세웠다.
그는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 저를 향한 저들의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한다면 10번 아니라 100번이라도 응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됐다"며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고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을 포기했다"고 맹비난했다. "한마디로 '5포' 정권, 국민 포기 정권"이라는 것이다.
또 "지난 1년 대통령은 야당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며 포용·소통 부재를 문제삼았다. 윤석열 대통령 친정인 검찰도 직격했다.
그는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은 '우리' 대통령을 지킨다며 국민을 향해 쉼 없이 칼을 휘두른다"며 "검경의 구둣발은 제1야당 당사도 국회 사무처도 언론기관도 가리지 않는다"고 몰아세웠다.
최근 당 상황과 관련해선 몸을 낮췄다. "국민 여러분께서 정권의 무도한 실정 앞에서도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더 이상 윤석열 정권과 경쟁하지 않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며 "더 이상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않고 민심만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예정에 없던 '불체포특권 포기'를 깜짝 선언했다. 불체포특권 포기는 검찰이 추가 영장을 청구할 경우 영장실질심사를 받겠다는 걸 뜻한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여권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방탄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결자해지하겠다"며 정면돌파의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방탄 정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풀어야 하지, 당에 부담을 주지 말라는 비명계 요구를 수용한 측면도 있다. 또 조만간 닻을 올릴 당 혁신기구에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 지도부가 리더십 불안을 보이는 건 물론 당 전체가 '도덕성 위기'에 직면한데 대한 절박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이 대표 취임 후 민주당은 자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4건을 모두 부결시켰다. 특히 이 대표에 체포동의안 표결 때는 적지 않은 이탈표가 나오면서 당내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대표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불체포특권 포기 관련 질문에 "정쟁이 아니라 정치를 해야 되고, 당이나 정치 집단들의 이익이 아니라 민생과 나라 살림을 챙겨야 될 때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문제로 논란이 되지 않기를 바랬다"고 답했다. '방탄 프레임' 공세에 대한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얘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치가 실종되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이 난무했다"며 "무도한 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좋은 이야기"라며 "다만 그걸 어떻게 실천하는지(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구체적으로 체포동의안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는 것을 어떤 의미로 말씀하셨는지 잘 모르겠다"며 "일단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라서, 그 절차 내에서 행동하겠다는 말씀은 기존에 하셨던 말씀보다는 좋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그걸 어떻게 실천하는지(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중요한 건 대한민국의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형사사법 시스템 내에서 자기방어를 하시면 되는 문제(라는 것)"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취재진에게 "이제 와서 지나간 버스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인데, 어쨌든 세우겠다니까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말로 할 게 아니라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며 "지금까지 불체포특권을 남용했던 민주당 사람들 다 지금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다시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SNS에 올린 글에서 "만시지탄"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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